당선인 측에서는 청와대 본관을 타이완에 있는 '장제스 기념관(장개석 기념관·중정기념관)' 처럼 과거 대통령들을 기리기 위한 기념관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청와대 내부는 물론 청와대 인근에도 경복궁 등 조선시대 문화유적이 즐비해 있습니다.
결국 이 곳을 찾는 시민들이 조선시대 궁궐부터 정부수립 이후 대통령들의 집무실까지 한 번에 둘러볼 수 있는 '역사 문화 공간'을 조성하겠다는 게 윤 당선인 측의 구상으로 보입니다.
우선 청와대의 핵심으로 볼 수 있는 본관의 경우 윤 당선인 측에서는 '대통령 기념관'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오늘(21일) 삼청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장개석(장제스) 전 타이완 총통의 경우 기록관에서 자동차 등이 공개됐던 것으로 안다"며 이와 유사한 모델을 고려하고 있음을 밝혔습니다.
김 대변인은 "기록관이든, 기념관이든, 박물관이든 온 국민이 (과거 대통령을) 기록하고 새기는 장소가 될 것"이라며 "그 가치는 상상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지금도 상당히 많은 아이디어가 들어오는데, 어떻게 본관 등을 자라나는 아이들의 산 교육의 장으로, 대한민국 국민에게 자긍심을 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느냐에 대해 앞으로도 많은 의견을 부탁드린다"고 했습니다.
'장제스 기념관'은 장제스 전 총통의 업적을 기리고자 타이완 정부가 1980년 문을 연 기념관입니다.
장제스 전 총통의 생전 집무실이 그대로 재현돼 있으며 사진과 유품 등도 볼 수 있어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 장소로도 꼽힙니다.
여기에 매 시각 정시에 이뤄지는 근위병 교대식이 벌어지는 것은 물론, 기념관 앞 광장은 시민공원으로 활용되며 다양한 야외행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 장제스 기념관처럼 청와대도 본관에 마련하는 역대 대통령 기념관이 청와대 내부 잔디밭인 녹지원, 외빈 접견들을 위한 한식 가옥인 상춘재 등이 조화를 이루며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는 게 윤 당선인 측의 기대입니다.
청와대 안팎으로는 조선시대부터 내려온 역사 유적도 상당수 위치하고 있습니다.
우선 청와대 경내 대통령 관저 뒤편에는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1977호로 지정된 석불좌상이 있습니다.
지정 명칭은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입니다.
이 불상은 9세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높이 108㎝, 어깨너비 54.5㎝, 무릎 너비 86㎝로 풍만한 얼굴과 약간 치켜 올라간 듯한 눈이 특징입니다.
이 불상은 본래 경주에 있었으나 1913년 경주금융조합 이사였던 오히라가 데라우치 마사타케 조선총독에게 바쳐 서울 남산 총독관저가 있던 왜성대로 옮겨졌습니다.
이후 1939년 경복궁에 새 총독관저(현 청와대)가 지어지면서 현재의 위치로 이전된 것으로 전하며 1974년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됐습니다.
특히 일본강점기 데라우치 마사타케 조선총독이 일본으로 이 불상을 일본으로 가져가려 했으나, 당시 언론이 비판여론을 일으켜 보물을 지킨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이 불상은 지난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관저 뒤편을 산책하던 중 이 불상의 가치를 재평가해볼 것을 당부하면서 보물로 지정받게 됐습니다.
문 대통령은 참여정부 당시 민정수석으로 재직할 때부터 이 불상에 많은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020년에는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당시 원내대표, 미래통합당(국민의힘의 전신) 주호영 당시 원내대표가 청와대를 방문했을 때 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 세 명이 이 불상을 찾아 합장을 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인근에는 청와대 내 정자인 오운정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오운정은 흥선대원군이 경복궁 중건 당시에 함께 건립한 정자로, 이 현판 글씨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청와대 내부 서남쪽에는 조선시대 왕을 낳은 후궁의 위패를 모신 '칠궁'이 있습니다.
이곳은 숙종의 후궁이자 영조의 생모인 숙빈 최 씨의 신위를 모신 육상궁을 비롯, 저경궁( 선조의 후궁 인빈 김 씨), 대빈궁( 숙종의 후궁 희빈 장 씨) 등을 모시는 7개의 사당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 칠궁은 종묘와 더불어 조선 시대 묘사제도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수궁터는 과거 일제가 세웠던 조선총독부 건물을 김영삼 전 대통령이 허물면서 옛 경복궁 후원의 모습을 재현해 조성한 곳입니다.
조선시대 유적은 아니지만 1993년 김영삼 전 대통령이 청와대 안가(안전가옥)를 허물고 조성한 무궁화동산 역시 명소로 꼽힙니다.
청와대 주변까지 시선을 넓혀보면 경복궁이나 돈의문 등 더욱 다양한 역사유적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같은 유적을 중심으로 한 '역사탐방'이 청와대 내부에 마련될 것으로 보이는 '대통령 기념관'과 시너지 효과를 낼지도 주목됩니다.
윤 당선인 측에서는 5월 10일 등산로와 함께 청와대가 개방되는 만큼, 시민들이 등산을 하며 자연을 즐기고 동시에 유적지들이나 및 대통령 기념관을 둘러보며 '역사탐방'까지 즐길 수 있는 복합 휴식 공간으로 청와대가 재탄생하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