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속보입니다. 우크라이나 2개 도시에서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 통로'가 열렸습니다. 우크라이나 접경지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곽상은 특파원, 우선 인도주의 통로 개설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네, 우리 시간으로 오늘 오후 4시부터 우크라이나 2개 도시에서 민간인 탈출을 위한 '인도주의 통로'가 열렸습니다.
지도를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해당 도시는 우크라이나 남동부에 위치한 마리우폴과 볼노바하 2곳인데요, 러시아군이 도시 주변을 포위하거나 폭격이 계속돼 그동안은 민간인 탈출이 여의치 않았던 지역입니다.
러시아군은 이 두 도시에서 인도주의 통로가 열리는 동안 임시 휴전을 한다고 밝혔는데, 다만 시간은 5시간으로 제한됐습니다.
<앵커>
두 도시에서 빠져나간 민간인들도 결국 피란민이 될 텐데요, 이분들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네, 저는 지금 시레트 국경검문소 인근 피란민 임시 보호시설에 나와 있습니다.
국경은 건넜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또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한 피란민들을 위해 민간이 마련한 임시 거처입니다.
이곳에서도 어린이들은 표정이 아주 밝고 천진하지만, 각자에게는 슬픈 속사정이 있습니다. 들어보시죠.
자원봉사자와 시간을 보내고 있는 두 소녀의 이름은 마리안나 그리고 율리야입니다.
[마리안나/우크라이나 피란민 : (지금 어떤 상황인지 알고 있나요?) 네, 할머니를 만나러 이탈리아로 가는 거예요.]
전쟁은 엄마에게 5살 딸에게는 차마 말하지 못하는 비밀을 만들었습니다.
[뷔타/우크라이나 피란민 (마리안나 어머니) : 딸이 무서워 할까봐 피란 간다고 말하지 못하고 할머니 집에 간다고 얘기해줬어요.]
9살 율리아는 하루에도 몇 번씩 귀청을 찢던 사이렌 소리 속에서 전쟁의 공포를 배웠습니다.
[율리아/우크라이나 피란민 : 전쟁은 나라들이 싸우는 거예요. 무서운 거예요.]
율리아의 아빠와 큰오빠는 집에 남았습니다.
[옥사나/우크라이나 피란민 (율리아 어머니) : 큰아들은 19살이에요. 그 애를 두고 와서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아요.]
엄마는 더는 말을 잇지 못합니다.
[마이론 코르네루스/피란민 시설 운영 목사 : 이들 모두 조국을 떠나고 가족과 헤어져 크게 비통해하고 있습니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러시아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를 떠난 피란민 숫자는 120만 명을 넘었습니다.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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