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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우크라 대사관에 헌화했다고…어린이 5명 체포한 러 경찰

[Pick] 우크라 대사관에 헌화했다고…어린이 5명 체포한 러 경찰
러시아 경찰이 우크라이나 대사관 앞에서 '전쟁 반대'를 외치며 헌화를 하던 7~11살 어린이 5명과 이들의 보호자 2명을 체포해 국제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1일 미국 뉴스위크 등 외신들에 따르면 러시아 주립대 인류학자 알렉산드라 아르키포바는 이날 자신의 SNS에 '어린이, 전쟁, 그리고 경찰차'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오늘 5명의 아이들이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갔다가 모두 구금됐다"고 밝혔습니다. 

아이들은 러시아어로 '전쟁 반대'라고 적은 포스터와 꽃을 들고 평화 시위에 참여하기 위해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우크라이나 대사관을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경찰은 현장에 있던 아이들과 이들의 부모 2명을 모두 체포했습니다. 아이들의 나이는 7~11살 사이로 밝혀졌습니다. 

아르키포바가 공개한 사진에는 경찰 호송차에 올라탄 아이 3명이 겁에 질린 듯 굳은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남자 아이 2명은 '전쟁 반대'라는 문구 옆에 러시아 국기와 우크라이나 국기를 나란히 그린 포스터를 손에 들고 허공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여자 아이 역시 포스터와 꽃을 손에 꼭 쥔 채 의자에 앉아 있습니다. 한바탕 눈물을 쏟아낸 듯 눈 주위와 코끝이 빨간 모습입니다.

아르키포바가 공개한 다른 영상에서 이 소녀는 호송차 철창 너머로 내민 어른의 손을 붙잡고 무서움을 호소했습니다. 어른은 "괜찮다"며 아이를 달랬지만, 아이는 "언제 나갈 수 있냐"며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철창에 갇힌 러시아 여자 아이

아르키포바는 "체포 과정에서 경찰은 아이들 부모의 휴대전화를 빼앗았고, '아이들의 양육권을 박탈하겠다'며 윽박지르기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아르키포바의 게시물을 본 세계 각국 인사들은 SNS를 통해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날 구금된 아이들의 사진을 공유하며 "푸틴이 전쟁을 통해 아이들을 괴롭히고 있다는 증거"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독일 매체 빌트 기자인 줄리안 렙케는 "우크라이나 아이들과 러시아 아이들 모두 푸틴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우리는 이 범죄자를 물리쳐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아이들과 부모는 변호사를 선임한 후 석방됐으나 향후 재판 등을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를 받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로이터통신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침공을 명령한 이후 최소 48개 러시아 도시에서 다양한 규모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러시아 인권 미디어 OVD-Info에 따르면 러시아 전역에서 전쟁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가 구금된 사람은 1일 기준 6,840명에 달합니다. 

'뉴스 픽'입니다.

(사진='Alexandra Arkhipova'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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