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혼자 사는 여성의 집 출입문 비밀번호를 알아내려고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 남성은 실제로 이를 이용해 집에 들어오려고도 했는데,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지 않을까 피해자들은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하정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에서 혼자 살고 있는 A 씨는 몇 달 전 끔찍한 일을 겪었습니다.
저녁 시간에 누군가 문 자물쇠 비밀번호를 정확히 누르고 들어오려 했기 때문입니다.
[피해자 : 갑자기 도어락 해제하는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아, 술 먹고 집을 잘못 찾아왔겠거니'하고 숨만 죽이고 있었어요. 근데 네 자리를 바로 풀더라고요.]
걸쇠가 걸려 있지 않았으면 꼼짝없이 침입자와 마주칠 뻔했습니다.
[피해자 : 중앙 걸쇠 때문에 못 여니까 바로 탁 놓고 도망가더라고요.]
A 씨 신고로 경찰이 다음 날 검거한 사람은 30대 직장인 김 모 씨.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피해자 출입문 근처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비밀번호를 파악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김 씨의 직장 동료 등 모두 4명이 비슷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이 남성은 여성이 사는 집인 줄 알고 범행을 시도했는데 알고 보니 남성이 사는 집인 경우도 있었습니다.
경찰은 김 씨를 주거침입 혐의만 적용해 검찰에 구속송치했습니다.
김 씨가 범행 동기를 자백하지 않았고, 다른 범죄 혐의를 적용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검경은 재판부에 엄한 처벌을 요청할 것이라고 했지만, 피해자들은 불안합니다.
[피해자 : 전 좀 계속 무서워요, 사실. 진짜 강하게 받아도 1년 나올까 말까일 텐데. 저는 지금 당장 회사도 그만둬야 하나, 이사도 가야 하고, 차도 바꾸고, 이름도 바꾸고 번호도 바꾸고 여기 있는 인연 다 끊어서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