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혼의 명승부를 펼친 여자배구 대표팀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르비아에 져 4위로 대회를 마감했습니다. 16년 동안 대표팀을 지켜온 김연경 선수는 경기 후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고 끝내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도쿄에서 유병민 기자입니다.
<기자>
우리나라는 세계 6위의 강호 세르비아를 맞아 모든 걸 쏟아부었습니다.
허를 찌르는 공격으로 1세트 중반까지는 접전을 펼쳤지만, 특급 공격수 보스코비치에게 공을 몰아주는 이른바 '몰빵 배구'에 고전하며 한 세트씩 잃어갔습니다.
김연경이 계속 날아오르고, 양효진, 김희진 등 모든 선수가 몸을 던지며 버텼지만 연이은 강행군에 체력까지 바닥나며 결국 세트스코어 3대 0으로 무릎을 꿇었습니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동메달 이후 45년 만의 메달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4위로 대회를 마감했습니다.
투혼을 불태우며 대회 마지막 날까지 코트를 누빈 선수들은 지금까지의 여정에 감사하며 환한 표정으로 기념사진을 찍었고, 서로 얼싸안고 격려하며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16년 동안 태극마크를 달고 에이스로 활약한 김연경은 마지막 올림픽을 마친 뒤 만감이 교차한 듯 눈물을 쏟아내며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김연경/여자배구 국가대표 : 신발끈 묶으면서 테이핑하면서 '마지막이 될 수 있겠구나' 이런 생각하고 그랬는데…. 올림픽 들어오기 전부터 어느 정도 생각을 하고 이시합을 준비했기 때문에 제 모든 걸 다 쏟았다 생각하고 후회는 없습니다.]
2012년 런던올림픽 4강과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그리고 도쿄올림픽 투혼까지 매 순간 감동을 선사한 여자배구 황금 세대는 김연경과 작별을 고했습니다.
[양효진/여자배구 국가대표 : 마지막이라고 생각을 하고서 다같이 했는데 힘들었던 순간들도 있지만, 마지막에는 또 그래도 좋은 결과라고 생각을 하고서 되게 즐겁게 배구를 했습니다.]
[김희진/여자배구 국가대표 :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연경언니와 함께 뛴다는 거 자체가 영광이었고 정말 제 인생에 이런 기회가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큰 기회인 거 같아요.]
김연경과 황금 세대의 올림픽 여정은 막을 내렸지만, 모든 걸 쏟아부은 여자 배구의 아름다운 도전은 가슴 속 깊이 간직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