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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꼬집으며 "살 빼라"…"괴롭힌 임원에 권한 더 줘"

네이버 노조, 직원 사망사건 자체 조사 결과 내놔

<앵커>

네이버 노조가 지난달 발생한 직원 사망사건에 대해 자체 조사 결과를 내놨습니다. 모욕적인 언행과 무리한 업무지시 같은 괴롭힘이 계속돼 직원들의 문제 제기가 있었는데도, 회사가 가해 간부를 징계하기는커녕 오히려 권한을 더 줬다는 것입니다.

보도에, 김기태 기자입니다.

<기자>

한 40대 직원이 숨진 채 발견되자 네이버 노동조합은 고인의 전·현직 동료 60여 명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네이버 노조/직원 사망사건 자체 조사 결과

고인이 업무상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메모를 남겼던 만큼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는지를 확인했습니다.

조사 결과 이번 사건으로 해임 처분된 A 임원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조직원의 배를 꼬집으며 "살을 빼라"고 했고, 회의 도중 발언자의 사원증 목줄을 당겼다 놨다 하며 모욕을 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감봉 3개월 처분을 받은 B 임원은 금요일 오후에 '월요일 회의 자료 준비하라'고 공지한 뒤 주말 근무 결재를 올리면 "돈 없어서 주말 근무 신청하냐"고 압박했습니다.

[오세윤/네이버지회 지회장 : 임원 A의 발언에 문제를 제기하자 일 그만하고 싶으냐, 상급자 임원에게 말하겠다. 회사가 이 정도 연봉을 주는데 여기서 이런 업무를 하는 건 안 맞지 않느냐 (위협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직원들은 이런 문제들을 최인혁 최고운영책임자 등을 통해 제기했지만, 회사는 A 임원을 총괄조직장으로 발령해 더 강력한 권한을 부여했습니다.

[김두나/직장갑질119 변호사 : 고인을 비롯한 구성원들이 인격권이나 건강권을 침해당했다면 회사는 구성원들에 대한 (근로기준법상) 자신의 의무를 위반한 것입니다.]

최인혁 대표는 지난주 본사 직책에서는 사퇴하겠다고 했지만 네이버파이낸셜 등 계열사 경영진에서는 물러나지 않아, 노조가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고 반발했습니다.

노조는 모든 직위에서 최 대표를 해임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위 구성을 요구했습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 영상편집 : 정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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