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 사건과 관련해 국방부와 공군 지휘부가 지난주 초 이미 2차 가해 정황까지 알고 있었던 것으로 저희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사건의 심각성을 알고도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이어서, 김태훈 국방전문기자입니다.
<기자>
공군 A 중사가 숨진 채 발견된 다음 날인 지난달 23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A 중사 사촌동생이 장문의 글을 올렸습니다.
강제추행 가해자가 "신고할 테면 해보라"는 식으로 협박했고, 가해자 부모는 가해자를 두둔하는 문자 메시지를 A 중사에게 보냈다는 내용입니다.
부대 상관들은 A 중사에게 "변호사를 선임할 필요 없다"고 말하거나, 결혼 준비로 반차 휴가 낸 것을 문제 삼기도 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SBS 취재 결과 이 글의 내용은 지난달 25일 이성용 참모총장에게 보고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같은 날 국방부도 사촌동생 글 등을 취합한 사건 보고서를 장관과 차관에게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서욱 국방장관은 이성용 총장의 별도 전화 보고까지 받았습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SBS와 통화에서 "지난주 초 회유·무마 등 2차 가해의 개요를 보고받아서 알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서 장관은 보고를 받은 뒤 공군에 엄정 수사를 지시했지만, 수사는 사고 부대인 20전투비행단이 그대로 맡았고 2차 가해 의혹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국방부는 청와대 청원과 정치권 비판이 잇따르자 그제(1일) 뒤늦게 수사 주체를 20비행단에서 국방부 검찰단으로 바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