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SBS에 있습니다.
■ 방송 :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월~금 (14:00~16:00)
■ 진행 : 주영진 앵커
■ 대담 : 이정국 영화감독, 이세은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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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국 감독, 30년 전 5·18 최초 상업영화 '부활의 노래' 연출"
"당시 '부활의 노래'는 검열 당하는 수난 겪고 겨우 개봉"
"30년 시간 흘러도 가해 책임자들 반성 없어 답답"
"이번 영화 통해 5·18 당시 가해자들 양심고백 이어지길 바라"
"광주 시민들·유공자도 출연…촬영하면서 치유받았다고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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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영진/앵커: 영상 속에 계속해서 배경음악으로 나갔던 '임을 위한 행진곡' 그 노래가 가슴에 와 닿으셨을 것 같습니다.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 광주를 그린 영화다 이런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이정국 감독 그리고 출연한 배우 이세은 씨 스튜디오에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이정국/영화감독: 안녕하세요?
▶ 이세은/배우: 안녕하세요?
▷ 주영진/앵커: 조금 전에 영상 보면서 저도 또 가슴이 먹먹해졌는데 감독님, 이 영화를 내가 만들어야겠다. 이유가 뭐였을까요?
▶ 이정국/영화감독: 제가 30년 전에 '부활의 노래'로 5.18 최초 상업영화를 만들어서 극장에 내건 적이 있는데 그 이후 사실 그 가해 당사자들, 책임자들이 아직도 반성을 제대로 하지 않고 그리고 너무 쉽게 용서받았고 그리고 아직도 5.18의 진상이 확실치 않게 밝혀지지 않은 부분들이 있고 해서 광주 분들이 굉장히 좀 답답함을 가지고 있었는데 제가 영화를 통해서나마 그분들의 한을 좀 풀어드려야겠다. 그리고 여전히 반성하지 않는, 특히 그 당시에 본인들이 의도하지 않게 가해자가 됐던 군인들의 어떤 시각을 한번 가지고 그들이 스스로 반성하고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일종의 복수 스릴러 형태를 띠어서 영화적으로 제가 그리고 싶어서 이 영화를 만들게 됐습니다.
▷ 주영진/앵커: 특히 지금 말씀 중에 인상적인 부분이 그러니까 명령을 받고 광주로 출동을 해서 시위를 진압하라는 명령을 그대로 이행했던 그런 사람들의 어떤 양심 고백, 진실 고백을 좀 이끌어내고 싶다, 그런 마음이 있으셨다는 얘기죠?
▶ 이정국/영화감독: 네. 사실상 물론 명령에 의해서 그렇게 쏘라고 했을지라도 우리 국민을 쏘면 안 되죠. 그렇지만 그분들은 나름대로 어떻게 보면 또 피해자이기도 하죠. 가해자이자 피해자인데 그분들의 시각도 좀 저는 그리고 싶었고 특히 이 영화에서는 과거의 5.18 영화들이 주로 피해자 중심이었다면 이 영화는 가해자 시각도 피해자와 동시에 들어가 있다는 측면에서 좀 다를 겁니다.
▷ 주영진/앵커: 1991년에 '부활의 노래', 최초에 광주를 그린 상업영화를 만드셨다. '부활의 노래'와 이번 '아들의 이름으로'에 20년간의 시차가 있는데 말이죠.
▶ 이정국/영화감독: 30년입니다.
▷ 주영진/앵커: 30년의 시차가 있는데 어떤 변화가 있는 겁니까?
▶ 이정국/영화감독: 그때는 사실 노태우 정권이었기 때문에 제 영화 '부활의 노래'가 많이 검열에서 수난을 겪고 마지못해 개봉을 해서 실패를 했는데 이제 그 이후에 문민정부 들어서고 지금 민주화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의 가해자들을, 책임자들을 너무 쉽게 용서했고 그리고 그들이 스스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고 그 당시에 참여했던 어쩔 수 없이 가해자가 됐던 군인들도 양심 고백을 해서 당시의 진상을 좀 알려주면 좋겠는데 그런 분이 되게 드물어요. 그런데 얼마 한 달 전에 그런 분이 나왔어요. 제 이름하고 너무 비슷해서 제가 깜짝 놀랐는데 사실은 이제 그런 분이 많이 나오도록 의도를 하고 싶었고 우리 광주의 그동안 피해자분들이 이 영화로 인해서나마 조금 위로를 받고 그리고 이제 당시 어쩔 수 없이 가해자가 됐던 사람들조차도 양심 고백을 좀 바라는 마음에서 이 영화를 만들게 됐습니다.
▷ 주영진/앵커: 지금 영화 속에서 연설하고 있는 사람이 배우 이경영 씨죠?
▶ 이정국/영화감독: 그렇죠.
▷ 주영진/앵커: 윤상원 열사를 모델로 한 분입니까?
▶ 이정국/영화감독: 그렇습니다.
▷ 주영진/앵커: 마지막까지 도청을 지켰던. 배우 이세은 씨는 제가 처음으로 이렇게 직접 뵀는데 말이죠. '아들의 이름으로'에서는 어떤 역할을 맡으셨습니까?
▶ 이세은/배우: 저는 '아들의 이름으로'에서 아들의 약혼녀인 세미라는 역을 맡았어요. 그리고 제가 채근, 채근 역을 맡은 안성기 선배님의 비밀을 알고 있는 유일한 인물입니다.
▷ 주영진/앵커: 이게 지금 영화가 내용을 이게 또 시청자 분들에게 다 또 공개할 수는 없는 이런 약점이 있는데 말이죠. 그렇다고 한다면 안성기 씨가 어쨌든 가해자들, 사람을 죽여 놓고 어떻게 그렇게 뻔뻔하게 살 수 있느냐, 뭔가 가해자에 대해서 아들의 이름으로 복수를 하겠다 뭐 이런 느낌은 있어요, 전체적으로 영화 줄거리가. 그 사이에서 이세은 씨가 맡은 역할이 어떤 중요한 열쇠 역할이 될 것 같다 이런 생각도 드는데 말이죠.
▶ 이세은/배우: 그러니까 제가 등장하는 장면부터 약간 영화가 전환을 맞이한다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거기에서부터 채근이 어떤 비밀을 가지고 있고 왜 복수를 하려고 하는지를 좇아가는 그런 역할을 맡았는데요. 실제로 제가 어떻게 보면 이 영화에서 가장 사건의 중심에서 벗어난 관찰자의 입장이기도 합니다.
▷ 주영진/앵커: 관찰자의 입장. 이 영화가 광주를 그린 영화라는 건 아마 아셨을 것 같아요, 시나리오를 받으셨을 때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부담이 배우들에게도 있었을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영화에 꼭 출연을 하겠다, 이 역할이라도 내가 맡아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이유가 있다면요?
▶ 이세은/배우: 우선은 안성기 선배님께서도 항상 말씀하시기를 영화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이 영화가 정말 완성도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당연히 배우 입장에서는 캐스팅되는 게 영광인 것 같고요. 저는 이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소설책을 읽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한 명의 인물의 감정이 차근차근 쌓아 올라가면서 사건을 밀고 나가는 그런 힘이 느껴지고 또 저 같은 경우는 정말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과 같이 연기를 한다는 기회만으로도 정말 너무나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었습니다.
▷ 주영진/앵커: 감독님, 이 영화를 연출하시면서 배우들의 연기도 보면서 또 아마 감독은 그 순간순간 참 많은 생각을 할 것 같아요. 내가 지금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들이 이 배우의 연기를 통해서 잘 전달이 되고 있구나. 아, 이런 이야기를 더 할까? 이런저런 생각이 있을 텐데 우리 배우들의 연기, 나중에 또 완성된 작품을 보면서 어느 정도 만족하셨는지 궁금합니다.
▶ 이정국/영화감독: 상상했던 이렇게 톱스타 분들을 모시고 할 거라고 저는 생각을 못했죠. 그런데 안성기 선배나 윤유선 씨, 우리 이세은 씨도 그렇고 박근형 선생님 모두 시나리오를 보고 하겠다고 이제 해 주셔서 갑자기 영화가 굉장히 커지게 됐는데 특히 이제 안성기 씨는 굉장히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해 주는 그런 어떤 저의 대행자 역할을 했기 때문에 좀 기대를 했고 그런데 실제로 너무너무 그 역할을 잘해 주셨고 진짜 그 인물 같은 느낌으로 봤다고 실제 관객들이 그런 말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안성기 선배님한테 너무 감사드리고 그리고 윤유선 씨도 그렇고, 윤유선 씨는 피해자 역할이죠. 피해자 유공자 역할이고 박근형 선생님은 그야말로 가해자.
▷ 주영진/앵커: 가해자.
▶ 이정국/영화감독: 어떤 책임이 있는 그런 역할이죠.
▷ 주영진/앵커: 저희가 조금 전에 1부에서 다뤘던 전두환 씨, 전두환 전 대통령을 연상하는 인물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됩니까?
▶ 이정국/영화감독: 아니요. 그분은 따로 나와요, 각하라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분과 같이 실세 역할을 하는 분이죠. 그리고 이제 영화에서 우리 이세은 씨는 이렇게 초반에 하는 미스터리적인 역할을 해요. 갑자기 등장해서 그 안성기 씨하고 뭔가 안성기 씨가 자꾸 피하고 하는데 어, 뭐지? 뭐지?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면 그 비밀이 다 밝혀지는, 어떤 굉장히 트리거 같은 역할입니다.
▷ 주영진/앵커: 트리거. 권총의 방아쇠를 당기는 그런 역할이라고 지금 말씀해 주셨는데요.
▶ 이정국/영화감독: 안성기 씨가 왜 그렇게 비밀을 숨기고 그렇게 다니나 이게 나중에 이세은 씨가 그걸 윤유선 씨한테 다 알리는 역할을 후반에 가서 하죠.
▷ 주영진/앵커: 윤유선 씨는 광주를 경험한 그런 분으로 나오는 건가요?
▶ 이정국/영화감독: 아니요. 그런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 주영진/앵커: 부모님을 모시고.
▶ 이정국/영화감독: 이제 아버지는 정신병원에서 한 30~40년 가까이 있다가 나중에 복수를 직접 하려다가 병에 걸려서 못하니까 그걸 안성기 씨가 대신 해 주는 역할을 그 다리 역할을 하죠, 윤유선 씨가.
▷ 주영진/앵커: 그러면 이 자리에는 나오지 못했습니다만 배우 안성기 씨. 그런데 안성기 씨가 이 영화 제작 기간이 어느 정도였죠?
▶ 이정국/영화감독: 제작 기간이 재작년에 완성을 했습니다.
▷ 주영진/앵커: 재작년에.
▶ 이정국/영화감독: 1년 정도 걸렸죠.
▷ 주영진/앵커: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또 종합 편집하고 그다음에 개봉 시기도 좀 늦춰졌다는 생각도 드네요.
▶ 이정국/영화감독: 작년에 원래 개봉해야 하는데.
▷ 주영진/앵커: 40주년 맞춰서.
▶ 이정국/영화감독: 40주년 기념으로 해야 하는데 올해 하게 됐죠.
▷ 주영진/앵커: 배우 안성기 씨가 한 영화에 대해서 한 이야기 여러분과 함께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주영진/앵커: 배우 안성기 씨가 어떻게 연기를 했는지 그리고 영화의 한 장면까지 여러분께 들려드렸습니다. '너는 양심도 없냐, 사람을 죽여 놓고' 아마 이 이야기도 감독님께서 하시고 싶었던 이야기 같은데 말이죠. 이세은 씨는 이 영화 촬영하면서 연기를 하면서 광주, 5.18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을 해 봤을 것 같아요.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이신데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 이세은/배우: 저는 5.18이 일어났던 1980년대 생이거든요, 제가. 그래서 그런 것도 좀 남다르게 다가왔었던 것 같고 그리고 영화를 촬영하면서 아무래도 좀 공부를 하게 됐었어요. 광주에 직접 방문해서 그런 시청 같은 곳도 흔적이 남아 있는 것들도 보고 하면서 그런 것들에 대해서 다시 한번 어떻게 보면 이런 영화처럼 앞으로 저희 세대 또는 후배 세대에게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던 것 같고요. 저희 영화는 약간 5.18 사태를 재현하거나 그 장면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지는 않지만 그분들이 현재 어떻게 살아남아 계시는지 이런 것들을 많이 보여주고 또 가해자의 독백을 통해서 이런 것들을 성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런 의미에서 저 영화가 작게나마 조금 치유가 됐으면 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주영진/앵커: 이세은 씨 말씀하시는 거 보니까 영화 촬영하면서 정말 5.18과 광주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셨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는데 혹시 계속 촬영하시면서 감독님과 배우들이 그런 광주에 대한 이야기, 연기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광주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하셨습니까? 어떻습니까?
▶ 이정국/영화감독: 사실 광주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보다 원래 배경이 서울, 경기도가 한 70%예요, 영화 배경이. 그런데 실제 촬영은 광주에서 한 80%를 찍었어요. 왜냐하면 그 시민들하고 영화를 함께, 가령 영화 속에서 저 사람 처음 보네?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그 현장에 있는 시민들이에요. 가령 그 식당의 주인 할머니도 실제 그 식당 주인 할머니고 병원의 환자분들도 다 실제 환자분들이 하셨고 간호사도, 택배기사는 또 그 사람이 직접 또 하고. 이런 식으로 시민들이 참여해서 하다 보니까 좀 굉장히 윤유선 씨나 안성기 씨도 참 신선한 경험이었다고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조금 아마추어들하고 이렇게 하는 게 조금 어색하지 않을까 했는데 그러면서 서로 소통을 하면서 공감을 이루고 그렇게 해서 그게 어떻게 보면 그 실제 영화 속에 5.18 유공자도 있어요, 경험했던. 그런 분들도 그 영화를 찍으면서 치유가 됐다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 주영진/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두 분 나오시면서 항상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마무리하면서는 가능한 한 시간이 되면 노래를 들려드리는데 감독님께서 이 '하얀나비'를 원하셨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혹시 영화와 관련해서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 이정국/영화감독: 그것보다는 그 시대, 특히 70년대 말에서 80년대 초 사이에 김정호 씨의 '하얀나비'를 굉장히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영화 속에서 그 윤유선 씨 어머니, 아버지가 살아 있을 때, 어머니가 5.18 희생자인데 살아 있을 때 굉장히 즐겨 들었던 노래라는 모티브로 나옵니다. 그래서 저건 이제 누구나 그 시절을 생각하게 만드는 노래죠.
▷ 주영진/앵커: 꽃잎은 시들어도 슬퍼하지 말아요. 때가 되면 다시 올걸. 그 노래 가사가 절로 생각이 납니다. 오늘 감독님과 배우 두 분 모시고 영화, 광주를 그린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봤습니다. 오늘 말씀 정말 잘 들었습니다.
▶ 이정국/영화감독: 고맙습니다.
▶ 이세은/배우: 감사합니다.
▷ 주영진/앵커: 두 분과의 인터뷰 마무리하면서 오늘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오늘 5.18 광주민주화운동 41주년을 맞아서 저희가 특별히 구성한 영상을 여러분께 전해 드리고자 합니다. 2021년의 미얀마는 1980년 5월의 광주를 연상케 하고 있습니다. 41년의 시간 동안 광주의 진실 많이 밝혀졌지만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부분도 많습니다. 무엇보다 가해자의 진심 어린 사죄, 그 모습을 아직까지 우리는 보지 못했습니다. 얼마 전 가해자 중 한 분이 피해 유족의 손을 잡고 너무 늦게 사과드려서 진실을 말씀드려서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지금이라도 말씀드려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눈물로 서로를 위로하고 용서했던 그 장면 여러분 기억하실 겁니다. 이 영상 보시면서 1980년 5월의 광주 그리고 광주의 정신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은 여기서 인사드립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