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길거리에 세워진 차를 하나씩 열어보던 한 남성이 문이 잠겨져 있지 않던 차를 훔쳐 달아났습니다. 도난당한 차량 주인이 신고했는데, 경찰로부터 "진짜 도난당한 게 맞냐" "술에 취해 다른 데 세워둔 거 아니냐"는 말을 들었습니다.
TJB 김철진 기자입니다.
<기자>
대전의 한 골목길, 남성 한 명이 걸어오며 차량에 바짝 붙더니 문을 열어봅니다.
문이 열리는 걸 확인한 남성, 곧장 운전석에 올라타 자연스럽게 시동을 걸고, 현장을 빠져나갑니다.
지난 4일 오전 6시쯤 신원을 알 수 없는 한 남성이 골목길에 문이 잠기지 않은 차를 훔쳐 달아났습니다.
차량을 주차한 후 실수로 열쇠가 든 외투를 차 안에 두고 내린 게 화근이 됐습니다.
뒤늦게 도난 사실을 안 차주는 경찰에 신고했지만, 출동한 지구대원로부터 허위 신고가 아니냐는 황당한 답변만 들었습니다.
[피해 차주 : (경찰이) 20년을 했는데, 이런 경우 지인이 가져가거나 아니면 술 먹고 자기가 잘못 주차한 경우다. 실랑이하다가 그러다 한 20분 걸려서 접수해주고 그냥 가셨어요.]
피해 차주는 20분 넘게 경찰과 실랑이하며 피해 사실을 증명해야 했고, 계속된 항의에 그제야 도난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닷새가 지나도록 수사는 진전이 없는 상황.
그 사이 차량은 도난된 곳에서 1km 떨어진 주택가에서 무단 방치된 차를 빼달라는 한 시민의 전화로 우연히 발견됐지만, 여전히 범인은 잡히지 않았습니다.
범인은 차를 훔친 뒤에는 고속도로를 이용해 세종과 공주 등 인근 도시를 100여 km 넘게 돌아다닌 게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도난 신고가 운전자의 착각인 경우가 많아 확인하는 절차라며, 용의자를 특정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