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주둔비를 한국이 얼마나 분담하는지를 정하는 제 11차 한미 방위비 분담 협정 협상 결과가 오늘 오후 4시에 발표됐습니다.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정 협상 한국 수석대표에 따르면, 한미 양측은 우선 협상 공백기였던 작년 한 해 총액은 재작년 수준인 1조 389억 원으로 동결하기로 했고, 협정 유효 기간은 작년부터 2025년까지 6년으로 결정했습니다.
올해 총액은 작년보다 13.9% 늘어난 1조 1,833억 원으로 합의했습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의 증액인데, 정부는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에 지급되는 인건비가 포함돼 국내에 환류되는 금액이라고 정 대표는 설명했습니다.
한미 양측은 또 내년부터 2025년까지 연도별 분담금은 국방 예산 상승률을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국방비 인상률은 올해는 5.4%, 그 이후부터는 6% 이상인데, 이런 증액 추세라면 마지막 연도인 2025년에는 1조 5천억 원 가량의 총액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약 6조 원에 가까운 금액을 내놓으라던 미국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갈취 압박'을 막아냈다는 점에서는 평가할 만하지만, 다년 협정 기간 연간 방위비 상승률을 물가 상승률과 연동하되 4%를 넘지 않게 한 관례를 유지하지 못했단 점에선 아쉽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다음은 정은보 대사의 발표 전문입니다.
안녕하십니까.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 대표입니다.
저희는 지난 3월 5일부터 7일까지 워싱턴을 방문하여 제11차 한미 방위비 분담 특별 협정을 최종 타결하였습니다.
주요 내용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번 협정은 2020년 1월 1일부터 2025년 12월 31일까지 총 6년 동안 유효한 다년도 협정입니다. 이를 통해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과 한국인 근로자의 안정적 고용에 기여하도록 하였습니다.
2020년 분담금 총액은 2019년 수준인 1조 389억 원으로 동결하였습니다. 작년에 선지급한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와 정부가 특별법을 통해 무급휴직 기간 동안 지급한 생계 지원비 3144억 원은 산계 될 예정입니다.
2021년 분담금 총액은 1조 1,833억 원입니다. 증가율은 13.9%로 전년도 국방비 증가율 7.4%와 제도 개선에 따른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증가분 6.5%를 더한 것입니다.
이후 연도별 총액은 전년도 우리 국방비 증가율을 각각 적용하기로 하였습니다. 국방비 증가율은 우리의 재정 능력과 국방력을 반영하고 국회 심의를 통해 확정되며 국민 누구나 확인 가능하다는 점에서 신뢰할 만한 합리적인 기준입니다.
이번 협상에서는 특히 한국인 근로자의 고용 안정에 최우선에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우선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75% 이상을 방위비 분담금으로 사용하도록 노력한다는 기존 협정 내용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였습니다. 그 결과 인건비 배정 비율은 기존 75%에서 87%로 확대되었고 이 중 85%까지는 기존처럼 단지 노력이 아닌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입니다.
다음으로 협정 공백이 발생할 경우 전년도 수준의 인건비 지급 가능 규정을 명문화하였습니다. 이로써 이번 협정이 종료된 2026년에는 무급 휴직이 재발할 가능성을 예방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합의의 의의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합리적이고 공평한 방위비 분담 수준을 만들어내었다는 것입니다. 이는 역대 최장의 협상 기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방위비 분담 협정의 기본 틀을 지켜내고 객관적 근거와 논리를 바탕으로 당당하게 협상한 결과입니다. 특히 미 측이 급격한 분담금 인상을 위해 강하게 준비하였던 준비 태세 항목이 신설되지 않도록 하였고 단순히 금액이 아닌 원칙과 기준에 입각한 협상을 하였습니다.
두 번째, 국민을 위한 외교를 실현하였습니다. 정부는 인건비 배정 비율을 획기적으로 확대하고 무급 휴직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한국인 근로자 지원 특별법을 재정함으로써 우리 국민의 생계를 정부가 책임지도록 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국민과 국회의 지지가 큰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를 통해 한미 양 측이 윈윈하는 합의를 만들어냈습니다. 그 결과 1년 반 동안 해결되지 못했던 동맹의 주요 현안이 방위비 분담 협상이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46일 만에 타결되도록 하였습니다. 앞으로 조속한 시일 내에 필요한 절차를 완료하고 협정이 발효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외교부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