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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 숨지기 전날 모든 걸 포기한 모습"

<앵커>

정인이 사건과 관련해 어제(17일) 양부모에 대한 두 번째 재판이 열렸습니다. 학대를 당해 숨지기 전까지, 정인이의 모습을 전하던 증인들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김상민 기자입니다.

<기자>

체감 온도가 영하 17도까지 내려간 맹추위에도 엄벌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그대로였습니다.

[임현택/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 : 명백한 살인입니다. 이거는 조금의 의심 여지조차도 없고요.]

재판에서는 정인이가 다닌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 사회복지사 등 3명에 대한 증인 신문이 이뤄졌습니다.

양어머니 장 씨는 2차 학대 신고 이후 한동안 정인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았습니다.

어린이집 원장은 두 달 만에 나타난 정인이가 몰라 보게 마른 데다 다리가 떨려 걷지도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소아과 의사의 3차 신고 직후에 정인이가 잠시 생기를 되찾기도 했지만, 숨지기 전날, 며칠 만에 나타난 정인이의 상태는 심각했다고 말했습니다.

걷지도, 먹지도 못하던 정인이는 모든 것을 포기한 모습이었고, 배만 볼록했다며 원장은 흐느꼈습니다.

증인들은 부모의 무책임한 양육 태도에 대해서도 입을 모았습니다.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라는 요구에도 양 아버지는 성의 없는 대답으로 일관했고, 결석 이유에 대해서는 엄마한테 물으라고 했다는 겁니다.

양어머니 장 씨는 밥을 먹지 않는 정인이에게 화가 난다며 "아무리 불쌍하게 여기려고 해도 그렇게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사회복지사는 증언했습니다.

어린이집 교사는 숨지기 전날 직접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양 아버지에게 병원 방문을 권한 이유로, 용기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3차 신고 당시 부모에게 알리지 않고 병원에 데려갔다가 양어머니가 항의한 기억이 떠올랐다는 것입니다.

양어머니에게 정인이를 살해할 고의가 있었는지 등 주요 쟁점이 남은 가운데, 다음 재판은 다음 달 3일 열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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