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영 "피해 회복에 고소 불필요…판단 존중해달라"

정의당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인 장혜영 의원이 피해를 회복하고 일상으로 복귀하는 데 형사고소는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뜻을 다시 밝혔습니다.

KBS 9시뉴스에 출연한 장 의원은 '정의당이 성범죄 친고죄 폐지에 앞장서 왔는데 입장이 달라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그것이 회복에 있어서 필요하지 않다고 피해자인 저 스스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형사고소라고 하는 절차는 피해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선택할 수 있는 명확한 하나의 수단"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당을 통한 공동체적인 해결의 방식을 선택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정의당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장 의원은 "공당의 대표가 저지른 성추행 문제를 비공개로 하는 것은 아무리 고민해봐도 상상이 안 됐고, 피해자이면서 국회의원이기도 한 저를 숨기면 제가 가진 소명을 다 할 수 있는 길이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장 의원은 정의당이 자신의 선택에 대해 책임감 있게 응답해 주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가해자인 김 대표는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으며, 당도 정 대표에게 가장 엄중한 징계인 제명 조치를 내린 상황입니다.

아울러 장 의원은 "가해자를 형사 고발해 법적인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 도리라는 견해에 대해서 일견 공감한다"라면서도, "형사고소를 진행하며 받을 여러 고통, 쏟아질 2차 가해와 피해를 소명하고 설명해야 하는 절차, 재판 과정에서 겪을 고통 등이 일상으로 복귀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한 시민단체가 이 사건을 고발한 데 대해서는 "법을 집행하는 데 있어 피해자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고 이뤄지는 것이 성범죄를 없애겠다고 하는 노력의 진정한 일환일까"라고 반문하며, "다시 한번 저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은 행동들에 대해 명확하게 유감을 표명하고 싶다. 존중해달라. 요청한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앞으로의 의정 활동과 관련해서는 "코로나19라고 하는 초유의 재난을 맞이해 정치권이 풀어내야 하는 구체적인 숙제들이 많이 있고, 그 안에서 해내야 하는 역할들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국회의원으로서 책무를 다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