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이 도로로 뛰어들어 생기는 '로드킬'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동물뿐 아니라 운전자도 위험한데 특히 봄, 가을에 많이 발생해서 이맘때 더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용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세종에서 충남 공주방면 도로입니다.
새끼 고라니 한 마리가 차에 치여 죽었습니다.
충남 청양의 한 국도에서는 너구리 한 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습니다.
밤중에 찻길로 뛰어들었다가 로드킬을 당한 건데,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운전자들도 위험합니다.
[강동호/세종 장군면 : 갑자기 튀어나온 고라니 때문에 정말 사고 날 뻔한 적이 있었습니다. 차를 급제동할 정도로 놀랬습니다.]
지난해 전국 국도 로드킬 사고는 1만 7천500여 건, 4년 전에 비해 50%가량 늘었습니다.
고라니가 가장 많이 차에 치였고, 고양이와 너구리, 덩치 큰 멧돼지도 로드킬 사고를 당했습니다.
매년 4월에서 6월, 그리고 10월 등 4개월 동안에 로드킬이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연간 발생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할 정도입니다.
새끼 고라니와 너구리 등이 봄·가을에 활발하게 이동하는데, 찻길 침입을 막는 안전시설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송의근/국립생태원 연구원 : 야생동물 유도울타리라든지 시설물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로드킬이 지속적으로 발생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부는 2022년까지 로드킬 다발구간에 울타리 189km와 로드킬 주의 LED표지판 75개를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로드킬 사고 다발구간 10곳 중 3곳은 울타리 대신 감속 운전 등 운전자들의 주의를 당부하는 조치여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