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젯(8일)밤 울산 남구에 33층짜리 주상복합 건물에서 큰 불이 나 지금 이 시각에도 진화 작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숨진 사람은 없었지만, 주민 80여 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고, 수백 명이 긴급 대피했습니다. 시청자 여러분이 보내주신 제보 영상으로 당시 상황 짚어봤습니다.
한세현 기자입니다.
<기자>
거친 소리와 함께, 건물 중앙에서 큰 불길이 일렁입니다.
건물을 갈라놓을 듯 치솟던 불길은 외벽을 타고, 순식간에 건물 전체로 번집니다.
검게 불탄 건물 외장재는 불티와 함께 바닥으로 쏟아져 내리고, 폭발음은 수백 미터 떨어진 곳까지 거칠게 전해집니다.
소방관들이 뿌리는 물줄기는 화마가 치솟는 고층부까지는 미치지 못합니다.
[울산 화재 현장 주민 : 내 친구도 아르누보 (아파트)에 사는데….]
3년 전 발생한 두바이 토치타워, 영국 그렌펠타워 화재 당시 모습을 방불케 합니다.
휴대전화를 파고드는 강한 바람 소리와, 휘날리는 화염은 당시 얼마나 강한 바람이 불었는지 짐작하게 합니다.
강풍에 날아간 불씨는 인근 마트 옥상으로 옮겨붙어 하마터면 더 큰 피해를 불러올 뻔했습니다.
[조건희/울산 주상복합 화재 제보자 : 바람이 되게 많이 불어서 반대쪽으로 불이 많이 옮겨붙고, 마감재 같은 게 떨어지면서 밑에 있는 차량이나 (근처) 롯데마트 옥상으로 마감재가 날려 날려서….]
현장 주변이 통제된 가운데, 생존자 구조와 부상자 수송이 분주히 이뤄졌습니다.
모든 걸 집어삼킬 듯 타오르던 거센 화염도 필사의 진압에 결국 수그러들고, 그제야 검게 탄 건물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화재 규모에 비해 대형 인명 참사로 이어지지 않은 것은, 소방대원의 헌신적인 구조 노력과 주민들의 신속한 대피, 그리고 실시간으로 화재 상황을 알려주고 영상을 전송해준 시청자들 덕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