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 밥상 민심은 내년 초 서울·부산 시장 재보궐 선거라는 굵직한 정치 이벤트를 앞두고 정국 주도권을 누가 가져갈 것인지 첫 분수령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또 추석 이후 시작되는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서 여야 힘겨루기의 전초전 성격도 띄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여권에서는 '대형 악재'를 만나 초초한 표정이 역력합니다. 연휴 직전 북한이 우리 해양수산부 공무원을 서해 바다에서 총살하고 시신(혹은 유류품)을 불태워 훼손하면서 여론이 악화된 상태로 연휴를 보내게 된 겁니다.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달 28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9월 4주차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에서 부정평가는 51.5%, 긍정평가 44.7%로 나타났습니다. 9월 들어 역전된 이후, 부정평가는 3주째 50%를 넘고 있습니다. 여기에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차이는 6.8%포인트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2.0%포인트) 밖으로 벌어졌습니다.
리얼미터는 북한 피살 사건(2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과(25일) 등의 이슈가 지지율에 제한적으로 반영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여론이 상당히 좋지 않은 가운데, 여권 핵심인사들의 일부 발언도 역풍을 맞고 있습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김정은 위원장을 '계몽군주'라고 표현하거나,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우리 국민의 피살 사건을 남북관계 회복에 '전화위복'이 될 거라고 말한 겁니다.
이런 부분은 아직 대통령 지지도에 반영되지 않은 상태라, 추석 밥상머리에서 어떤 여론이 형성될지 여권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입니다.
북한의 우리 국민 피격이라는 대형 악재 전에도 여론 지형이 여권에 좋지만은 않았죠. 한 달 가까이 지속되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휴가 미복귀 논란' 영향으로 문 대통령 지지도는 지속적으로 부정 평가가 긍정을 추월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여권에서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추 장관 아들 논란이 지난해 추석 당시 이른바 '조국 사태' 당시 지지율 하락 추세와 닮은꼴이 되지 않을까 우려해 왔습니다. 추 장관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논란은 문재인 정부의 '공정성'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고공행진을 지속하던 문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가 크게 꺾였던 것도 지난해 추석 전후였습니다. '조국 대전'이라는 단일 이슈가 추석 밥상민심을 뒤흔들면서 지지도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걸렸던 기억이 여권 내부에서는 아직 생생한 상황입니다. 조국 사태 당시 문 대통령 국정운영 부정평가는 지난해 10월 2주차에 취임 이후 최고치인 56.1%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연휴 직전인 지난달 28일, 서울동부지검은 추 장관과 아들, 군에 전화를 걸어 휴가연장 문의를 했던 추 장관의 보좌관 등을 무혐의 처분하고 휴가 연장 관련 군 실무자들만 군 검찰로 송치하는 수사결과를 내놨습니다.
이 내용은 아직 문 대통령 지지율에 반영되지 않았는데, 추석 밥상머리에서 어떤 여론이 형성될지에 따라 연휴 이후 대통령 지지율 그래프 추이에 영향을 끼칠 걸로 보입니다.
'뉴스 픽'입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s://www.nesdc.go.kr/portal/main.do)에서 자세한 내용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