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오전 10시쯤, 맨발의 소녀는 서울의 한 편의점 안으로 뛰어들어왔습니다. 코피를 심하게 흘리고 있었고, 머리는 헝클어져 있었습니다.
아이는 "엄마가 술에 취해 목을 조르고 머리를 때렸다"며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편의점 직원은 아이의 코피를 닦아주고, 다른 손님과 함께 아이를 진정시킨 뒤 경찰과 119구급대원이 올 때까지 아이를 지켜주었습니다.
편의점 직원 양선자 씨는 "아이가 코피를 말도 못 하게 질질 흘렸다"며 "백지장이 되고 맨발로 뛰어왔다. 아이 집이 한 길 건너인데 찻길을 건너서까지 맨발로 뛰어왔다는 것이 정말 안쓰러웠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지난 6월 부모의 학대를 피해 목숨을 걸고 탈출했던 창녕 9살 소녀가 허기진 배를 채운 뒤 피해 사실을 털어놓은 곳도 바로 편의점이었는데, 이번에도 학대 아동의 피난처 역할을 했습니다.
경찰은 아이의 엄마를 입건하고, 아동복지시설에서 보호 중인 아이를 만나 피해 사실을 조사할 예정입니다.
(구성 : 조을선 기자, 취재 : 정반석·TJB 조혜원 기자, 편집 : 박승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