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께서 많이 관심 가져주시는 걸 저도 실감 많이 하고 있어요. 관심을 주시는 만큼 제가 좋은 성적으로 보답을 드리는 게 맞는 것 같고, 이렇게 응원해 주시는 만큼 제가 더 힘입어서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1995년생으로 올해 25살인 안소현은 초등학교 때 축구 선수로 활동하다가 골프에 입문했습니다.
"3학년부터 5학년까지 3년 정도 초등학교 축구부에서 선수로 활동을 했는데요. 그 당시에는 제가 꼭 축구선수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한 건 아니었고, 어렸을 때부터 워낙 뛰는 걸 좋아하고 활동적인 걸 좋아하다 보니 축구를 하면서 운동장을 뛰어다니는 게 즐거워서 했던 것 같아요."
축구를 하다가 골프로 진로를 바꾸게 된 계기는 이랬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제가 축구를 하는 걸 반대하셨어요. 축구를 그만두게 하시려고 저를 골프장에 데려가셔서 '골프를 한번 쳐봐라'해서 시작을 하게 됐죠. 골프도 처음에는 취미 삼아, 방과 후 활동 정도로 했는데, 주변에서 선수를 한번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권유도 하셨고, 대회에 나가서 좋은 성적도 나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선수로 가는 길을, 과정을 걷게 된 것 같습니다."
안소현이 프로 선수를 목표로 본격적으로 골프에 매진하기 시작한 때는 14살이라고 합니다. 또래 선수들에 비해서는 좀 늦은 편이었죠. 안소현과 동갑내기(1995년생) 프로 선수로는 세계랭킹 1위 고진영과 KLPGA 투어 통산 5승의 장타자 김민선(김민선5), 그리고 19살 신인 때 L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백규정 등이 있는데, 다들 아마추어 시절부터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던 선수들입니다.
"그 선수들이 잘하는 걸 보면서 질투가 나거나 스트레스를 받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워낙 그 선수들하고 저하고는 주니어 때부터 프로 되기까지의 과정이 전혀 달랐기 때문에. 그 선수들은 엘리트의 길을 걸은 선수들이고 저는 주니어 때 특출난 성적이 없었던 선수다 보니까. 프로가 되기 전까지는 사실 실력 차이가 워낙 차이가 많이 나다 보니까 그런 건 별로 느끼지 못했고요.
프로 올라와서도 제가 다른 동기 프로들보다는 늦은 감이 있지만 그래도 저는 제가 좀 천천히 가면서도 제 갈 길을 가고 있다고 믿어요. 제가 가고 싶어 하는 길을 원하는 대로 가면 저는 그 길이 맞는다고 생각을 하니까요."
2013년 KLPGA에 입회한 안소현은 2016년까지 2부 투어인 드림투어에서 활동하면서 2승을 올렸고, 2017년에 드디어 정규 투어에 데뷔했습니다. 하지만 부진한 성적으로 그해 말 다시 2부 투어로 내려와야 했고, 2018년과 2019년을 또 2부 투어에서 보냈습니다. 이를 악물고 샷과 체력을 다진 끝에 지난해 말 시드전에서 5위를 차지해 3년 만의 정규투어 복귀에 성공했습니다.
"정규 투어에 올라오려면 체력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체력 쪽에 많이 비중을 두고 준비했어요. 2부 투어에서 많이 경험을 쌓고 올라왔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이 올 시즌 제가 정규 투어에서 플레이하는데 여러모로 도움이 되고 있지 않나 싶어요."
코로나19 사태로 5월에 뒤늦게 재개된 올 시즌, 안소현은 9개 대회에 출전해 컷 탈락이 3번 있었고, 최고 순위는 지난달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 때 기록한 21위였습니다. 성적에 비해 지나치게 주목받는다는 일부 곱지 않은 시선도 있지만 안소현은 실력으로 극복해내겠다는 생각입니다. 아직 우승권과는 거리가 있지만 첫 승 목표를 향해 차근차근 나아갈 생각입니다.
"샷감이나 컨디션이 점차 좋아지고 있고, 자신감도 올라오고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지금까지 좀 자신 없게 플레이한 것들을 많이 극복을 해나가고 저 자신을 믿고 플레이를 하다 보면 앞으로 남은 대회는 좋은 성적이 날 거라고 저는 믿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안소현에게는 언젠가 최고 권위 메이저 대회를 제패하겠다는 꿈이 있습니다.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하는 게 꿈이자 목표예요. 아무래도 전통과 역사가 있는 대회다 보니까 그 대회를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큰 것 같아요. 그 목표를 향해서 지금 달려가고 있고 준비하고 있어요."
한국여자오픈 우승을 꿈꾸는 안소현에게 올해 대회 1, 2라운드에서 전 세계랭킹 1위 유소연과 같은 조 플레이를 한 건 아주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유소연은 올해 한국여자오픈을 우승했고, 상금 2억 5천만 원 전액을 코로나19 성금으로 기부했습니다.)
"유소연 선배님이 플레이하시는 걸 보면서, 지금까지 제 골프에 있어서 제가 보지 못했던 것들을 깨우치고 많이 반성하게 됐어요. 많은 생각을 하게 됐고, 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많이 응원해 주시고 관심 가져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응원해 주시는 것만큼 저한테는 더 힘이 된다고 생각하고 매 경기 임하고 있고, 앞으로 더욱 좋은 모습으로 보답 드리겠습니다."
(사진=안소현 선수 인스타그램, KL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