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친형 강제입원 의혹 관련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당선 무효 위기에 처했던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해 대법원이 어제(16일) '무죄' 취지로 사건을 수원고법에 돌려보냈습니다. 심리에 참여한 12명의 대법관이 7대 5로 의견이 갈린 건데 이 지사는 직을 유지하게 됐지만 이번 판결로 허위 사실 공표 기준이 모호해질 거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배준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법원은 대법관 7대 5 의견으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김명수/대법원장 : 원심 판결 중 유무죄 부분을 포함한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수원고법에 환송합니다.]
2018년 TV 토론회 당시 이재명 지사의 친형 강제입원 관련 발언을 처벌하면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게 김명수 대법원장 등 7명의 다수 의견입니다.
또 방송 토론 특성상 표현의 명확성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이종길/대법원 재판연구관 : 후보자 토론회의 토론 과정 중에 한 발언을 이유로 처벌하는 것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입니다.]
이에 반해 박상옥 대법관 등 5명은 이재명 지사가 두 번의 토론회에서 불리한 사실은 숨겼다며 고의성이 짙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이번 판결로 이재명 지사는 도지사직을 유지하게 됐고, 2018년 지방선거 때 쓴 선거비용 38억 원도 보전하게 됐습니다.
대법원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더욱 넓게 보장할 수 있게 됐다고 자평했지만, 대법관 의견이 팽팽히 맞섰던 만큼 허위사실 공표 기준이 모호해지는 것 아니냐는 반론도 만만치 않을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