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고를 대통령에게 보고한 시간과 방식을 사후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 대한 항소심 판결이 오늘(9일) 선고됩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3부(구회근 이준영 최성보 부장판사)는 오늘 오후 2시 김기춘 전 실장과 김장수·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을 엽니다.
김기춘 전 실장과 김장수 전 실장은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2014년 4월 16일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받았는지 여부, 첫 유선 보고를 받은 시각 등을 사실과 다르게 적어 국회에 제출한 혐의(허위공문서작성)를 받습니다.
김관진 전 실장은 국가 위기관리 컨트롤타워가 청와대라는 내용의 대통령 훈령(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을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무단으로 변경한 혐의(공용서류손상)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검찰 수사 결과 사고 당일 박 전 대통령이 머무르던 관저에 서면 보고서가 도달한 시점은 오전 10시 19∼20분쯤이었고, 김장수 전 실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첫 전화 보고를 한 시각은 오전 10시 22분으로 드러났습니다.
청와대는 박 전 대통령이 오전 10시쯤 서면 보고서를 받은 뒤 오전 10시 15분쯤 김장수 전 실장과 통화하면서 '총력 구조'를 지시했다고 주장했으나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난 셈입니다.
김기춘 전 실장은 "국민을 기만할 의사가 없었고 공문서를 허위로 작성하거나 작성하도록 지시한 적이 없다"며 무죄를 주장해왔습니다.
1심 재판부는 김기춘 전 실장이 국회에 허위 내용을 포함한 서면 답변을 냈다고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김 전 실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구형했습니다.
아울러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김장수·김관진 전 실장에게도 각각 징역 2년 6개월과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