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 최다 여성 당선인 57명…20%는 못 넘었다
또 한 걸음 나갔지만 보폭은 좁다. 21대 국회의원 여성 당선인은 지역구 29명, 비례대표 28명, 합쳐서 57명이다. 당선인 300명 중 19.0%를 차지했다.
여성 의원은 1948년 제헌국회에선 단 1명도 없었다. 1950년 2대 국회에 가서야 처음으로 2명이 나왔다. 그 뒤로도 여성 의원 수는 줄곧 한 자리에 머물렀거나 아예 없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 2월 예비후보자 분석 당시 여성 후보 비율은 29.4%였고 3월 말 본 후보자가 확정된 뒤 여성 후보는 374명, 26.7%였다. 비례대표 후보는 절반 이상을 여성에 할당해야 하지만 그런 규정이 없는 지역구 후보는 19% 비율에 그쳤다. 특히 비례용 위성정당을 만들면서 비례 후보를 내지 않은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여성 후보 비율은 11~12%에 불과했다.
이번 21대 총선 결과, 지역구 여성 당선인이 역대 가장 많았고 19.0%라는 비율 역시 역대 최대 규모다. 그럼에도 유권자의 절반이 여성이고 사회 각 분야에 여성의 진출이 활발한 상황에 비춰보면 미진한 감이 있다. 국제의원연맹(IPU)에서 해마다 집계하는 여성의 정치 참여도 순위에서 한국은 2019년 몽골과 함께 120위였다.
● 다른 성 소수자·이주민 후보는 낙선
트랜스젠더 후보가 최초로 두 명 출마했다. 정의당 비례대표 24번 임푸른 후보와 녹색당 비례대표 4번 김기홍 후보다. 김기홍 후보는 10년 전 자신의 SNS에 성인지 감수성이 떨어지는 글을 썼던 게 선거 막판 논란이 되면서 투표일 이전에 사퇴했다. 임푸른 후보는 당선권에 들지 못했다. 이로써 21대 국회에서도 성 소수자 의원은 볼 수 없게 됐다.
19대 국회의원을 지냈던 필리핀 이주민 출신의 이자스민 후보가 정의당으로 당을 옮겨 비례대표 9번 후보로 나섰다. 역시 당선되지 못했다. 20대 국회에 이어 21대에서도 이주민 의원은 탄생하지 못했다.
● 평균 54.9세…역대 2위 고령 국회
당선인 300명의 평균 연령은 54.9세였다. 이는 역대 최고령 국회였던 20대 총선 당선인의 평균인 55.5세보다 0.6세 젊어진 것이다. 역대 2위의 고령 국회가 됐다.
20대 국회에 1명도 없었던 20대 의원이 2명 탄생했다. 더불어시민당의 전용기(28세), 정의당 류호정(27세)다. 20대·30대 당선인은 합쳐서 13명, 전체의 4.3%를 차지했다. 386세대가 국회에 대거 들어갔던 2004년 17대 총선이 최근 20년 동안 2,30대 비중이 가장 컸던 국회였는데 지역구, 비례 합쳐서 23명, 7.7%였다. 그 뒤로 감소세를 보이면서 20대 국회엔 단 3명, 1.0%까지 떨어졌지만 이번에 13명으로 늘어났다.
예비후보의 평균 연령은 57.1세, 본선 후보는 54.7세였다. 당선인은 본 후보와 거의 비슷했다.
● 성범죄·살인 전과 후보는 낙선
벌금 100만 원 이상 전과가 있는 당선인은 100명, 딱 3분의 1이다. 예비후보의 전과 비율 31.3%와 본 후보 35.7%의 중간 정도에 위치한다. 성폭력처벌법,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성매매처벌법 등 성범죄 전과가 있는 예비후보는 13명이었고 본 후보는 6명이었는데 모두 낙선했다. 살인, 살인미수 전과가 있는 후보도 유권자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음주운전, 무면허운전 등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 처분받았던 본선 후보자는 전체 전과 후보자의 26.3%인 134명이었다. 전과 있는 당선인 100명 중 27명, 27%가 음주운전 관련 전과가 있었다.
21대 국회의원 당선인의 51%, 153명은 '50대 남성'이었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55.2세, 재산은 21억 7천만 원으로 전체 평균과 비슷했다. '50대 남성'을 21대 국회의 주류, 얼굴이라고 할 만하다.
(디자인 : 안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