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어머니가 일 때문에 집을 비운 사이에 아파트에서 불이 나서 고등학생과 초등학생 형제가 숨졌습니다. 안에 있던 동생을 구하기 위해 형이 집에 들어갔지만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UBC 배대원 기자입니다.
<기자>
아파트 베란다 밖으로 시뻘건 불길이 솟구칩니다.
울산 동구 전하동의 한 아파트 13층에서 불이 난 건 오늘(8일) 새벽 4시 5분쯤.
경찰은 형과 친구가 라면을 먹고 냄새를 없애기 위해 향초를 피우고 창문을 열어놓은 채 잠시 편의점에 간 사이 불이 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동생을 구하기 위해 화재 현장에 뛰어든 김 모 군은 불길을 피해 베란다에 매달려 있다 아래로 추락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형은 장애가 있어 몸이 불편한 동생을 데리고 거실 베란다 근처까지 나왔지만, 끝내 구조는 하지 못한 걸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아파트 주민 : '살려주세요' 이렇게 소리쳤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형이 막 떨어졌다고… 아이가 착하거든요. 동생도 잘 키우고. 동생은 장애인이에요.]
화재 당시 형제의 아버지는 식당 영업 준비로 집을 비웠고, 어머니는 일 때문에 경주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편, 불이 난 아파트는 1997년 준공된 15층짜리 건물로 당시에는 16층 이상만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돼 형제의 집에는 스프링클러가 없었습니다.
(영상취재 : 장진국 U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