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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용지 1.3m? 수작업 개표?…과연 그럴까?

<앵커>

국회의원 선거에서 투표용지가 가장 길었던 때가 지난 20대 총선이었습니다. 당시 21개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내면서 그 길이가 30cm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전자 개표 방식은 용지가 34.9cm까지만 가능합니다. 때문에 앞으로 선거법이 바뀌면서 혹시 정당이 더 늘어나면 용지 길이가 1m가 넘을 수 있고 그러면 하나하나 다 손으로 개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게 맞는 말일지, 김민정 기자가 따져봤습니다.

<기자>

자유한국당이 자체 제작해서 지난 23일 공개한 모의 투표용지인데 길이가 1.3m나 됩니다.

[황교안/자유한국당 대표 : 100개 정당이 만들어져서 선거를 하게 되면 (투표용지) 길이는 무려 1.3m (입니다.)]

연동형 비례 의석을 노린 군소정당이 100개쯤 난립할 거라는 주장입니다.
1.3미터 투표용지?
또 정치권 일각에서는 용지가 너무 길어져 전자식 투표용지 분류기를 못 쓰니 손으로 개표해야 한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현실성 있는 얘기일까요? 현재 개표 작업은 먼저 투표용지 분류기로 기호별로 용지를 100장씩 묶어서 나눈 다음 한 묶음씩 다시 계수기에 넣어 다른 기호가 섞이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그런데 이 분류기에 들어가는 용지의 최대 길이는 34.9cm로 정당 24개까지만 적을 수 있습니다.

"24개를 넘으면 분류기를 못 쓰니 분류와 계수 모두 사람이 해야 하는 건 맞다"고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 때는 선관위 등록 27개 정당 가운데 21개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냈고 사상 최장인 30cm짜리 용지가 쓰였습니다.

현재 선관위에 등록된 정당은 34개, 창당 중인 정당이 16개라 이 정당들이 모두 비례후보를 낸다면 용지 길이가 더 길어지고 수작업으로 개표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정당이 100개까지 늘어날까? 현행법상 창당을 하려면 5개 이상 시도당을 만들어야 하고 당원 5천 명도 확보해야 합니다.

또 비례 후보를 내면 선거 기탁금도 내야 하기 때문에 '정당이 100개로 늘 것'이라는 전망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입니다.

개표 결과 발표 시점에 대해서 선관위 관계자는 "수개표에 대비해 추가 인력을 충분히 배치할 계획이라 발표 시점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 영상편집 : 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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