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기습 필리버스터 신청에 본회의 개의 결국 무산

<앵커>

민주당이 오늘(13일) 국회 본회의에 선거법 개정안을 비롯한 패스트트랙 법안을 상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만, 본회의가 아예 열리지 못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이 임시국회 회기를 며칠로 할지 정하는 첫 번째 안건에 무제한 토론, 필리버스터를 기습적으로 신청했기 때문입니다. 먼저, 오늘 하루 국회 상황 정리한 리포트 보시고 잠시 뒤에 현장을 연결해보겠습니다.

정윤식 기자입니다.

<기자>

오늘 오후 3시로 예정됐던 국회 본회의는 계속 미뤄졌습니다.

당초 오늘 오전 여야 3당이 모처럼 본회의 일정에 합의할 때만 해도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선거법 등 쟁점 법안을 두고 싸우더라도 예산 부수 법안, 각종 민생법안은 먼저 처리한다고 했습니다.

[문희상/국회의장 : (뭘 또 손을 잡아요, 또) 그래도 한번 해. 할 수 없어. 마지막일지도 몰라. 이리 와.]

하지만 한국당이 선거법 개정안이 아닌 본회의 첫 순서 회기 결정 안건에 필리버스터를 기습 신청했습니다.

허용하면 본회의가 사실상 마비되고 허용하지 않으면 강한 반발이 터져 나올 것을 우려해 회의는 아예 열리지 못했습니다.

민주당은 합의 정신을 어겼다며 한국당을 즉각 비판했습니다.

[이인영/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게 아닙니까. 합의만 하면 자꾸 뒤집히고 뒤집히고 이러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국회를 운영합니까.]

문희상 국회의장도 '회기 결정 안건은 필리버스터가 불가능한 사안'이라며 철회를 요구했습니다.

한국당은 필리버스터를 안 하겠다고 한 적이 없다며 즉각 허용하라고 주장했습니다.

[심재철/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무제한 토론이 명백히 가능한 안건입니다. 의장이 여야 합의를 해오라는 것에 대해서 저희는 전혀 거기 응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우리공화당 지지자 100여 명이 강제로 국회에 진입하려고 시도하면서 충돌도 벌어졌습니다.

복잡하게 얽힌 정국 상황처럼 국회의사당도 하루 종일 혼란스러웠습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이승환,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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