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런 시점에서 일본 의류 업체인 유니클로의 새 광고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10대 여성이 "제 나이 때는 어떻게 입으셨어요?"라고 90대 할머니에게 묻자, 할머니가 그렇게 오래된 예전 일은 기억 못 한다고 답합니다. 그런데 유니클로는 우리나라에서 나가는 광고에는 앞서 이야기한 이 '예전의 일'이라는 부분에 '80년도 더 된 일'이라고 한글 자막을 달았습니다. 80년 전이면 1939년입니다. 그때는 일제 강점기 일본군이 위안부 동원에 본격적으로 나서던 때입니다. 때문에 굳이 80년 전이라는 자막을 달고 그때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은 위안부 피해자를 모독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는 겁니다.
박찬근 기자입니다.
<기자>
문제의 광고는 유니클로가 전 세계 소비자를 대상으로 만든 15초짜리 CF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2일부터 케이블 TV에서 방송되고 있습니다.
논란이 된 건 이 부분입니다.
[제 나이 때는 어떻게 입으셨어요?]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
원래 말은 '예전의 일'이었지만, 한국에서 방송된 내용에는 '80년 전'이라는 자막이 들어간 겁니다.
80년 전은 1930년대 말, 즉 일제 강점기입니다. 90대 여성이 80년 전의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게 위안부 문제를 연상시킨다는 의견이 제기됩니다.
[최진이/서울 양천구 : 80년이면 우리 일제시대인데, 그 생각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거든요. 거기서는 오래된 일을 뭘 기억을 하냐(는 거죠.)]
유니클로 측은 이 CF의 제작 의도가 유니클로 옷은 세대를 넘어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알리려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80년이라는 자막은 한국 유니클로에서 넣었으며 더 직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였을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사려 깊지 않은 광고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서경덕/성신여대 교수 : 80년 전이라고 하면, 1939년 정도일 때는 일제강점기 시기이고, 다분히 이것은 의도된 광고가 아닌가 하고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번 논란이 유니클로 불매운동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됩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영상편집 : 박기덕, VJ : 한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