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자금난에 빠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주력 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조건부 매각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박삼구 전 회장의 복귀 가능성도 일축하면서 사실상 금융당국과 산업은행에 백기 투항했습니다.
김정우 기자입니다.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대주주의 신뢰 문제를 언급하며 연일 압박 강도를 높여 왔습니다.
[이동걸/KDB산업은행 회장 (지난달 27일) : 시장의 신뢰가 흔들린 게 사실입니다. 아시아나와 긴밀히 협의해서 자구계획을 더 철저히 하도록 하고 시장 신뢰 회복 수준의 MOU를 체결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금융당국에선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습니다.
계속되는 압박에 금호아시아나는 경영정상화 방안을 포함한 자구계획을 산업은행에 제출했습니다.
3년 안에 경영정상화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적극 협조하고, 박삼구 전 회장의 경영 복귀도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박삼구 전 회장의 부인과 딸의 금호고속 지분 4.8%를 채권단에 맡기기로 했습니다.
이와 함께 아시아나항공 보유 항공기와 수익이 나지 않는 노선을 정리하는 등 자산 매각 계획도 밝혔습니다.
금호아시아나는 대신 채권단에 5천억 원의 자금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금호아시아나가 올해 갚아야 할 빚은 모두 1조 2천억 원, 이 가운데 4천억 원은 채권단의 대출금입니다.
산업은행은 이번 주에 자구계획 검토를 위한 채권단 회의를 열고 절차를 진행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