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하며 1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이런 통계와 달리 사람들은 여전히 물가가 비싸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 이유를 조기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3%로 넉 달째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지난해 7월 6.3%까지 치솟았던 소비자물가는 지난겨울 5%대를 이어가다가 올 4월과 5월에야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한 겁니다.
[김보경/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 : 지난달에 비해 0.4%P 하락한 수치이며 2021년 10월 3.2% 상승한 이래 19개월 만에 최저 상승률입니다.]
한국은행의 물가 안정 지표인 2%대에 근접한 건데, 특히 석유류가 1년 전보다 18%나 떨어진 점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3년 만의 최대 폭 감소로 전체 물가 상승률을 1%P 정도 끌어내렸습니다.
하지만 실생활에서는 물가가 떨어지고 있다는 게 잘 느껴지지 않습니다.
[윤지당/소비자 : 저거는 어느 나라 물가인가 이런 생각이 들죠. 작년하고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야채이며 과일이며 고기이며 오르지 않은 게 없어서….]
[함옥난/소비자 : 오늘 뉴스는 나왔는데, 내가 실제로 와서 장을 볼 때는 아직까지는 그만큼 최저치로 내려갔다는 것을 실감을 못 하죠.]
무엇보다 먹거리 부담이 여전합니다.
'런치플레이션'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외식 물가는 6.9%로 고공 행진을 이어갔고, 국제 원자재 가격 안정세에도 라면과 빵, 과자 등은 여전히 10%를 넘고 있습니다.
[하준경/한양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 상품 가격 중에 상당 부분이 인건비라든지 내려가지 않는 비용들로 구성이 돼 있거든요. 한 번 올라가면 잘 안 내려간다, 그렇게 되면 아무래도 소비자들은 더 부담을 많이 지게 되는 거죠.]
여기에 양파와 풋고추, 오징어 등 농수산물 가격도 만만치 않게 오른 데다가 23% 이상 상승한 전기·가스·수도 요금도 물가 둔화 흐름을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한국은행은 "소비자물가가 올해 중반 2%대로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지만, 서민들의 체감 물가와는 괴리가 적지 않을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 영상편집 : 최은진, CG : 서승현, VJ : 박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