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찰은 이번 참사가 언제, 어떻게 시작됐는지 파악하고 있습니다. 경찰 등의 수사를 통해 참사의 진상이 명확히 규명되어야 하겠지만, 당시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들의 증언을 통해 어떻게 참사가 시작됐는지 되짚어 봤습니다.
강민우 기자입니다.
<기자>
이번 참사는 3개 방향에서 몰려든 사람들이 좁은 골목에서 뒤엉키며 시작됐습니다.
[목격자 : 사람들이 뒤로 갈 생각 안 하고 그냥 계속 몰려요. 축적되고, 축적되고 여기서 넘어지는 사람은 그냥 밟히고….]
이미 혼잡한 상황이었는데, 유명 인터넷 방송인이 왔다는 이야기까지 나오자 인파는 더 클럽이 밀집한 방향으로 몰려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목격자 : BJ분이 오셔서 좀 더 분위기가 떴던 거 같아요. 클럽 쪽으로 모였던 것 같은데, 뒤에 사람들이 더 보고 싶으니까 '밀자 밀자'해서 사람들이 막 뒤엉키면서….]
인파는 각자의 방향으로 움직이려 했는데, 진로가 막히자 이런 구호까지 나왔습니다.
[내려가! 내려가! 내려가!]
[밀어! 밀어! 밀어!]
[중국인 목격자 : '밀지 마요', '천천히 가세요' 외침도 있었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서) 한 방향으로 가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평지였던 2개 방향과 달리 참사가 일어난 해밀톤 호텔 옆 골목은 내리막길이었습니다.
사고 현장과 바닥 재질이 비슷한 근처의 한 도로입니다.
이렇게 기본적으로 내리막길에 다소 미끄러운 데다가 어젯밤엔 술과 물도 흘려져 있어서 더 미끄러웠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내리막길에서 사람들이 밀려 넘어지기 시작하면서 참사가 시작됐습니다.
[서현민/서울 동작구 : 지하철에 다 끼이면 이렇게 되잖아요? 이 상태로 다들 이쪽으로 떠밀려 내려가듯이 파도 타듯이 떠밀려 내려왔어요.]
문제는 이런 상황을 뒤편에 있는 인파가 인지하기가 어려웠다는 겁니다.
사고가 났다고 앞에서 외쳐도 큰 음악 소리와 군중의 소리로 뒤에선 들리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목격자 : 통신이 안 됐습니다. 기자님하고 거리 이 정도에서만 들리는 소통만 되지, 2~3m 거리만 멀어지면 아무 말이 안 들리더라고요.]
주변 상인들은 2주 전 열린 다른 축제 때부터 불안했다며, 당국의 대처를 꼬집었습니다.
[이태원 상인 : 지구촌 축제 있죠? 그때부터 느꼈어요. 어? 왜 이렇게 정보가 없고 왜 이렇게 홍보가 안 되어 있고 안내가 안 되어 있고 이상하다.]
경찰은 참사 현장을 비추는 근처 CCTV 등을 확보해 압사가 발생한 정확한 시점과 원인을 파악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