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까치는 예로부터 길조로 여겨지며 우리에게 친근한 새지만, 까치 둥지만큼은 정전 사고를 일으키며 달갑지 못한 손님이 되고 있는데요, 정전의 주범으로 꼽히는 까치집 제거 작전 현장에 김철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변압기 사이 얼기설기 얽힌 나뭇가지 더미를 사다리차가 투입돼 조금씩 떼어냅니다.
전봇대에 만들어진 성인 몸통 크기 더미의 정체는 바로 까치집.
봄철 정전의 대표 원인입니다.
까치집에는 전기가 통하는 철사와 폐전선 등도 섞여 있는데, 비가 오면 고압선에 닿고 합선 위험은 더욱 커져 반드시 제거해야 합니다.
[박현수/한전 대전세종충남본부 배전운영실장 : 까치집 종류가 순수한 나무도 아니고 철사, 바인드 선, 안테나 등 여러 가지 종류로 조성하기 때문에 비 온다는 예보가 있으면 전날에 적극적으로 (조치합니다.)]
올해 우리 지역 74건의 정전 중 까치집과 같은 조류가 원인이 된 정전은 34건에 이릅니다.
때문에 까치가 산란기를 맞는 봄철이면 도심 곳곳에서 전봇대 까치집 제거 작전이 한창인데, 지난해만 지역에서 5만여 개의 까치둥지가 전봇대에서 제거됐습니다.
과거에는 엽총으로 까치를 포획하기도 했지만, 소음도 심하고 사고 위험도 높아 이제는 이동식 포획틀로 잡거나, 사다리차로 올라가 까치집만을 떼어냅니다.
까치집이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도심 속 전봇대뿐만이 아닙니다.
열차에 전기를 공급하는 전차선에서도 큰 장애를 유발하고는 합니다.
심할 경우 전력 공급이 중단돼 열차가 멈춰 설 수 있는데, 실제 지난 2016년에 전라선 무궁화호가 까치집으로 운행이 중단된 바 있습니다.
전봇대와 전차선 모두 고압의 전기가 흐르고 있어, 별도의 방해물을 설치하기 어려운 상황.
결국 신속하고 정기적인 예방 활동만이 피해를 막을 수 있습니다.
한전과 코레일 측은 시민들에게도 전주 위 까치집을 보면 신고해달라며 협조를 당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