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위가 얼마나 매서운지 지금까지 보도해 드렸는데, 어젯(8일)밤 3살짜리 아이가 옷도 제대로 입지 못한 채 거리를 헤매다 지나던 시민들에게 발견됐습니다. 아이가 가장 먼저 한 말은 도와달라였습니다. 경찰이 아동학대 혐의로 엄마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한성희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어제 오후 5시 40분쯤 서울 강북구의 한 편의점.
한 여성이 어린아이를 옷으로 감싼 채 들어옵니다.
옷이 흘러내리자 내복만 입은 아이 모습이 드러납니다.
대소변으로 젖은 바지가 부끄러운지 아이는 고개를 들지 못합니다.
3살 된 이 여자아이는 길에서 떨고 있다 지나가던 시민에게 발견됐습니다.
아이의 첫 마디는 도와달라는 말이었습니다.
[함정민/신고자 : 우선 아이는 여기서 발견했고, 지금은 눈이 좀 녹았는데 여기가 눈이 다 이렇게 있었거든요. 여기서 울면서 도와달라고 울고 있었어요.]
하루 종일 한 끼도 챙겨 먹지 못한 아이는 영하 15도가 넘는 추위 속에 내복 차림으로 집 밖으로 나왔고, 집에서 100m 정도 떨어진 편의점 앞에서 발견됐습니다.
아이는 배고픔을 견디지 못하고 나왔다 출입문 비밀번호를 몰라 다시 집으로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아이가 상습적으로 방치됐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집 근처 편의점 주인 : '뭐지'했는데 지난달에 왔던 그 애더라고요. 지난달에는 어제보단 더 늦은 시간에 애가 '엄마 엄마'하면서 엄청 크게 울면서 여기 들어왔었어요. 문 앞에 쪼그리고 계속 울더라고요.]
출동한 경찰은 아이를 즉시 분리 조치했습니다.
한참이 지나 귀가한 아이 엄마는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학대는 오해라고 말합니다.
[아이 엄마 : 쓰레기도 모아놓고 버리다 보니까 제대로 다 버려지질 못했고 그러다 보니까 오해가 더 생긴 거죠.]
집안에는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쓰레기가 가득했고, 아이는 이날 혼자 집에 9시간 넘게 방치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경찰은 아이 엄마를 아동학대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 영상편집 : 최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