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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존서 차량 '미끌'…"보호는커녕 애들 잡게 생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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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시가 어린이 보호구역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볼 수 있게 하겠다고 최근에 바닥에 빨간색 포장을 한 곳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운전을 해본 사람들이 이 포장 때문에 바닥이 오히려 미끌미끌해져서 브레이크가 안 듣는다, 안전하기는커녕 더 위험해졌다고 불만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유수환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는데, 같이 보시죠.

<기자>

서울의 한 중학교 앞 내리막길.

마을버스가 붉은 도료가 칠해진 부분에 들어서자 중심을 잃고 미끄러지더니 가드레일을 들이받습니다.

[권모 씨/사고 마을버스 기사 : 브레이크를 밟으니까 그냥 쭉 미끄러지면서 가드레일을 들이받았어요.]

사고가 난 도로는 두 달 전 서울시가 어린이 보호구역을 눈에 띄게 하고 미끄럼도 방지하겠다며 150미터 정도를 붉게 포장한 곳입니다.

버스 기사들은 포장을 한 뒤 길이 더 미끄러워졌다고 말합니다.

[장영진/시내버스 기사 : 브레이크를 밟으면 예측하는 거리보다 더 내려가요. 급제동하면 승객들이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하고…]

이렇게 붉게 칠해진 도로 끝에 마을버스 정류장과 건널목이 있습니다.

버스 기사들은 자칫 미끄러져 기다리고 있는 사람을 칠까 걱정입니다.

서울시는 도로의 마찰계수가 정부 기준에 충족한다고 버텼지만, 기사들이 시 관계자를 태우고 실제 미끄러지는 걸 보여주자 그제서야 내리막 끝부분을 포장했습니다.

비슷한 어린이 보호구역은 근처에 또 있습니다.

[박모 씨/시내버스 기사 : 아스팔트보다 더 미끄러진다는 겁니다. 어린이 보호구역이라고 해놨는데 어린이를 잡게 생겼다니까요.]

전문가들은 미끄러움을 유발하는 여러 요인을 고려하지 않고 허용 마찰계수를 정해놓은 것부터가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박태순/서울과학기술대학교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 : (미끄러움은) 무게라든지, 버스가 브레이크를 밟았다든지, 그렇지 않으면 물의 양이 얼마만큼 있다든지 따라서 달라지니까…]

서울시는 SBS가 취재하자 해당 구역에 미끄럼 방지 포장을 새로 다시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SBS 비디오머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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