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1초가 급한 응급환자가 멀리에서 오는 사설 구급차를 기다리다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눈앞에 병원 구급차가 있었는데도 운행을 안 해서 40분을 흘려보내야 했다는데, 어느 병원 한 곳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세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사 내용>
허길주 씨 아버지는 지난달 급성심근경색으로 대전 공공병원 응급실을 찾았습니다.
큰 대학병원으로 급히 옮겨야 한다는 의사, 하지만 구급차에 오른 건 40분이나 지난 뒤였습니다.
병원 안에 구급차가 있었지만 사설 구급차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고 결국 후유증까지 남았다고 주장합니다.
[허길주/환자 보호자 : 빨리 갈 수 있는 상황인데 늦어진 거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지금 조금 후유증을 앓고 계시는 경우가 있거든요. 하루에 한두 번 정도는 호흡 때문에 힘들어하시니까 속상하죠.]
해당 의사는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해당 병원 의사 : 30분에서 1시간 사이를 그냥 우리 병원에서 허비해버리니까요. (환자)수액 단 채로 제가 택시 타고 갔다 왔어요. 그게 더 빠르니까요.]
치료 골든타임을 놓치기 십상입니다.
[해당 병원 의사 : (병원에는 구급차가 없는 건가요?) 있어요. 있는데 운행을 안 하죠.]
이 병원 구급차가 응급환자를 이송한 건 올해 단 한 번 뿐입니다.
1억 원가량 정부 지원금까지 받아 산 구급차는 세워놓은 채 한 달에 수백만 원씩 주고 6, 7km 떨어져 있는 사설 구급차를 이용하고 있는 겁니다.
[응급 환자 보호자 : (보통 이렇게 오래 걸리나요?) (응급)환자가 없을 때는 구급차가 (대기하는 게)안 돼요.]
경기도에 있는 또 다른 지역응급의료기관.
이 병원도 지난 2017년 구급차를 구매했는데, 응급실 옆 한쪽에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두 병원 모두 '돈' 때문입니다.
[병원 관계자 : (사설 업체 1년 위탁)비용이 한 사람 인건비보다도 싸죠.]
현행법상 구급차를 위탁운용하는 경우 '즉시' 운용이 가능하도록 해야 하지만, 세부적인 지침이 없다 보니 '즉시' 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조석주/대한응급의학회 감사 (부산의대 교수) : '즉시'라는 애매한 표현이 아니고, 예를 들어서 (도달률) 몇 퍼센트나 몇 분 안에 구급차를 댈 수 있어야 한다는 규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최근 3년 동안 중증외상과 급성 심근경색으로 응급실로 옮기는 길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은 2천3백여 명에 달합니다.
(SBS 비디오머그)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