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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영상] '4억 달러' 포기하고 반대…아프리카 대륙 '동성애 혐오' 바람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각) 동성애자를 엄격하게 처벌하는 반(反)동성애법에 서명했습니다.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알려진 무세베니 대통령은 “동성애는 유전적 결함으로 일어나는 비정상적 질환”이라고 주장해왔는데요. 우간다의 최대 원조국인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무세베니 대통령은 반동성애 편에 서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앞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무세베니 대통령이 반동성애법안에 서명하면 연간 4억 달러, 우리돈 4천억 원이 넘는 원조를 끊겠다고 경고했는데요. 결과적으로 무세베니 대통령은 막대한 원조를 포기하고 '4억 달러짜리 법안'에 서명했습니다. 여기에 노르웨이, 덴마크,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도 우간다에 대한 재정 지원을 보류하기로 해 우간다가 반동성애법 채택으로 잃는 경제적 타격은 더 클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렇게 여러 국가들의 강경책에도 불구하고 무세베니 대통령이 서명한 우간다의 반동성애법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동성애로 적발된 초범에 최고 14년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고 상습적인 동성애나 청소년 또는 장애인을 상대로 한 동성애에는 종신형까지 가능합니다. 동성애자를 알고도 신고하지 않는 것도 처벌 대상이 되고, 지금까지는 게이(남성 동성애자)만 처벌했지만 앞으로는 레즈비언(여성 동성애자)도 처벌할 수 있습니다.

우간다뿐만 아니라 최근 아프리카에는 동성애에 대한 혐오증이 날로 퍼지고 있습니다.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아프리카 55개국 중 동성애를 처벌하는 국가는 38개국에 달하는데요. 나이지리아 북부, 수단, 소말리아 남부, 모리타니는 사형까지 처할 수 있습니다. 나이지리아의 굿럭 조너선 대통령도 지난달 동성애를 최고 14년형에 처할 수 있는 법안에 서명했었죠. 굳이 법이 아니어도 아프리카 대륙의 국가들 대부분은 관습적으로 동성애를 금지하는 게 현실입니다.

여기에 우간다의 반동성애법이 서명되자마자 우간다의 일간지 '레드 페퍼'가 동성애자인 '유력 인물들' 200명의 명단을 일방적으로 공개해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이 명단에는 '은퇴한 성직자'와 '동성애 동조자'라고 분류된 인물들도 포함됐는데, 신문은 어떤 방식으로 명단을 만들었는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현재 이 명단에 실린 이들 중 상당수는 폭력이 가해질까 두려워하고 있으며 일부는 우간다를 떠나기를 원한다고 합니다.

반동성애법을 둘러싼 사태에 반기분 유엔 사무총장도 목소리를 냈는데요. 반 사무총장은 25일(현지시각) 대변인 발표를 통해 우간다의 반동성애법을 즉각 폐지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검은 대륙에 불고 있는 동성애 혐오증 바람이 향후 어떤 파문을 낳을지 국제 사회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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