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다 인형이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있는 비행기가 벨기에 공항에 도착합니다. 비행기에는 중국이 친선의 상징으로 보낸 두 마리의 판다가 타고 있었는데요.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 도착한 중국 판다 '싱후이(星徽)'와 '하오하오(好好)'가 그 주인공입니다. 수많은 환영 인파는 물론 엘리오 디 루포 벨기에 총리의 영접까지 받은 귀한 판다들, 말 그대로 '국가 원수급'의 환영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깜찍한 평화의 상징이 벨기에에서 '지역갈등'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합니다. 두 마리의 판다를 벨기에 남부, 북부 지역 중 어느 곳으로 보내느냐를 두고 두 지역의 주민들이 각을 세운 건데요. 벨기에는 북부 네덜란드어권 플랑드르 지역과 남부 프랑스어권 왈롱 지역 간 갈등과 분열이 뿌리 깊은 곳입니다.
이런 와중에 하필 선정된 동물원이 남부 지역의 디 루포 총리의 고향 근처여서 북부 지역 주민들이 엄청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디 루포 총리는 “전문성을 기준으로 선정했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는 없다”고 해명했지만, 여전히 갈등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데요.
천진난만한 모습의 두 판다. 판다들은 평화의 상징으로 불리는 자신들 때문에 지역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을 알고 있을까요?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