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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충청 U대회 성공해야 올림픽 보인다

"충청 U대회 성공이 더 중요해졌다."

전라북도가 지난 2월 28일 서울을 꺾는 이변을 일으키며 2036 하계올림픽 유치 국내 후보 도시로 선정되자 대한체육회 관계자가 한 말입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36 하계올림픽 개최지를 언제 선정할지는 미지수이지만 2028년 LA 올림픽 1년 전인 2027년이 유력하다는 게 중론입니다. 전 세계 대학생 축제인 충청 유니버시아드 대회는 2027년 8월 1일부터 열립니다. 그러니까 2036 하계올림픽 개최지는 충청 U대회 이전인 2027년 4월-5월쯤이나 이후인 2027년 9월-10월에 결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충청 U대회 준비 상황과 성공 개최 여부가 올림픽 개최지 선정에도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현재 2036 올림픽 유치를 희망하는 국가는 약 10개입니다. 전북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48년 만에 하계올림픽을 대한민국에 선사하려면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해야 합니다. 전북은 '지방 도시 연대'를 주요 전략으로 내세웠습니다. 전북은 물론 광주, 전남, 대구, 그리고 충청에서도 경기를 분산 개최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IOC가 올림픽 개최지를 선정하는데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것은 수도권이냐 지방이냐가 아니고 '얼마나 올림픽을 잘 치를 수 있는가?'라는 점입니다. 쉽게 말해 성공 개최 능력입니다. 국제 체육계 사정에 정통한 A 씨는 "전북을 비롯한 한국의 지방 도시들은 경기장과 숙소 등 인프라가 부족하지 않을까? 대회 운영 능력과 경험은 떨어지지 않을까? 라는 IOC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게 관건이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2027 충청 유니버시아드 대회는 2036 전북 하계올림픽 유치에 시금석이 될 수도 있습니다. 충청 유니버시아드는 대전시, 세종시, 충청북도, 충청남도 4개 시도가 공동 개최하는 이벤트입니다. 수도권이 아니라 지방 도시가 연대해 국제 종합대회를 치른다는 점도 2036 전북 하계올림픽 계획안과 같습니다. 2027 충청 U대회가 성공할 경우 IOC는 전북 올림픽 유치에 대해 다음의 2가지 인식을 갖게 될 것입니다. 즉 '한국의 지방 도시들도 규모가 아주 큰 국제대회를 잘 치를 수 있다. 여러 시도가 연대해 개최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시그널을 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는 '지방 도시 연대'를 내건 전북의 올림픽 유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 충청 유니버시아드에서 사용되는 충남 홍성의 충남 국제 테니스장과 충북 청주의 청주다목적실내체육관은 2036 전북 하계올림픽이 유치되면 그대로 올림픽 경기장으로 활용됩니다. 또 충청 지역은 전북 지역과 인접해 있어 충청 U대회 성공은 한국의 지방 중심 글로벌 스포츠 대회 운영 역량을 국제 사회에 증명하게 되고 대회 운영 경험과 노하우는 2036 올림픽 유치에 강력한 설득력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충청 U대회 조직위 캐치 프레이즈
이처럼 약 2년 4개월 앞으로 다가온 충청 유니버시아드 대회의 중요성이 더 부각되는 시점에 저는 세종시에 위치한 조직위원회를 방문했습니다. 조직위 사무실 복도에 있는 "함께 즐겁게 일하면서, 의미 있게 색다른 2027 충청 U대회를 준비한다!"는 대형 캐치 프레이즈가 먼저 눈에 띄었습니다. 저는 대회 준비 상황 등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이창섭 부위원장 겸 사무총장으로부터 충청 U대회 의미와 가치, 향후 계획, 비전 등을 들었습니다. 이창섭 부위원장은 1955년 생으로 축구 선수와 축구 지도자 생활을 마친 뒤 충남대에서 교수로 제자를 지도했고 대전시체육회 사무처장, 한국체육교육학회장을 거쳐 2014년부터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으로 3년간 재임한 정통 스포츠맨입니다. 선수와 감독, 교수와 스포츠행정을 모두 경험하면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해 국제종합대회 책임자로 적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창섭 부위원장은 "준비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조직위원회는 경기장 시설 점검, 선수촌 조성, 교통 및 인프라 구축 등 주요 준비 과정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분야별 세부 운영 계획을 수립하고 대회 운영 시스템을 고도화 할 계획이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권종오 기자(왼쪽), 이창섭 부위원장(오른쪽)
이창섭 충청 U대회 부위원장
조직위는 오는 5월과 7월에 중요한 이벤트를 앞두고 있습니다. 5월에는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신임 사무총장 겸 CEO인 마티아스 레문트 사무총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방한해 경기장 등 대회 준비 상황을 중점적으로 점검할 계획입니다. 이보다 더 중요한 행사는 7월말 대회기를 인수하는 것입니다. 오는 7월 27일 독일 뒤스부르크에서 2025 라인-루르 하계 유니버시아드 폐막식이 열리는데 이 때 강창희 조직위원장과 충청 지역 4개 시도 지사가 함께 대회기를 건네받습니다. '충청의 시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입니다. 폐회식에서는 15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충청의 역동적인 문화 이미지를 영상과 퍼포먼스를 통해 선보일 예정입니다.
충청 유니버시아드 마스코트 선포식
대회기를 들고 입국하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설 계획입니다. 국내에서도 충청 유니버시아드에 대한 인지도가 아직 부족한 상황인데 참신하고 색다른 홍보 수단을 동원해 국민적 관심 제고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널리 알릴 계획입니다. 유니버시아드 대회 주 참여층이 18세-25세 대학생이라는 점을 감안해 OTT, 유튜브 등을 통해 대회 카드 뉴스와 트렌디한 영상을 매월 대회 공식 SNS계정에 게시합니다. 또 홍보대사인 파리올림픽 양궁 3관왕 김우진, 펜싱 2관왕 오상욱, '탁구 스타' 신유빈이 대회 마스코트인 '흥이 나유'를 활용해 매체별 특성에 맞춘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해 홍보에 활용할 예정입니다.

충청 유니버시아드는 여러모로 의미가 깊은 대회입니다. 2003년 대구 하계유니시아드, 2015년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를 잇는 세 번째 대회로 이로써 한국은 12년마다 하계 유니버시아드를 치르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충청 지역에서 최초로 개최하는 국제 종합대회라는 점입니다. 조직위는 "이번 대회가 충청권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전 세계대학 선수들과 미래 세대 주역들에게 한국의 선진 스포츠 인프라와 시스템, K드라마, K팝, K푸드, K뷰티 등 대한민국 문화를 알려 한국의 이미지 제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충청 유니버시아드 대회는 2027년 8월 1일부터 12일까지 대전, 세종, 충북, 충남 등 충청권 4개 시도에서 150개국 1만 5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되는데 경기 종목은 18개입니다. 개막이 2년 4개월 남은 가운데 조직위가 해결할 과제도 만만치 않습니다. 먼저 국비와 지방비를 합쳐 6천억 원도 안 되는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조직위는 앞으로 마케팅으로 300억 원 정도를 확보할 계획이지만 이것만으로는 여전히 모자랄 수밖에 없습니다. 또 세계 각국 임원 등 고위 관계자 5천명이 머무를 숙소도 어디에 마련할 지를 확정해야 합니다.

이창섭 부위원장은 "충청권에서 처음 개최하는 국제 종합 스포츠 경기대회인 만큼 충청의 힘과 매력을 보여주겠다"며 "충청권 메가시티 기반 구축의 초석이 될 이번 대회에 대해 560만 충청인들과 체육계, 시민단체,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과 기업들의 아낌없는 지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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