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여자컬링=세계 2위…춘천시청≠세계 2위
여기서 오해하기 쉬운 하나. 한국 여자 컬링이 WCF랭킹 2위가 됐다고 현 국가대표팀, 춘천시청이 세계 2위 팀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WCF랭킹은 최근 4년 동안 국가대표팀의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여기에 대륙선수권 성적을 점수로 환산해 정합니다. 국제축구연맹(FIFA)랭킹처럼 최근 결과를 가중하는 방식입니다. 올해 성적은 100%, 과거 성적은 75%, 60%, 40% 순으로 반영합니다.
그러니까 올해 우리나라 세계랭킹에는 평창올림픽 은메달리스트 팀킴(경북체육회)이 2018년과 2017년 낸 성과에, 2016년 당시 국가대표 경기도청 선수들의 노력까지 녹아있는 것이죠. 아시아-태평양 국가 가운데 2016년부터 세계선수권에 4회 연속 출전한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합니다.

스무 살 동갑내기 친구들, 김민지와 김혜린·양태이·김수진, 네 선수가 국가대표 데뷔 시즌 단숨에 세계적인 팀으로 성장했습니다.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팀킴을 꺾고 태극마크를 단 춘천시청 선수들은 아시아-태평양 선수권(지난해 11월)에서 평창올림픽 동메달리스트 팀 후지사와를 꺾고 우승했습니다. 컬링 월드컵에서도 은메달(지난해 12월, 2차 대회)과 금메달(지난 2월, 3차 대회)을 차례로 목에 걸었습니다. 특히 3차 월드컵 결승전에선 평창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팀 하셀보리(스웨덴)를 눌렀습니다. 2018-2019 시즌, 2018 평창올림픽 금·은·동 메달리스트를 모두 이긴 겁니다. 이밖에도 유니버시아드 준우승, 홋카이도 은행 클래식 우승을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나라별 출전 팀 수 제한이 없는 WCT 팀 순위에선 컬링 강국, 캐나다 팀들의 강세가 도드라집니다. 2017 세계선수권 금메달리스 팀 호먼을 필두로 캐나다 출신 6팀이 톱 10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에 팀 하셀보리(2위·스웨덴), 이번 세계선수권 챔피언 팀 트린초니(3위·스위스), 일본의 팀 후지사와(7위)가 있습니다. 지난 시즌을 7위로 마친 팀킴은 이번 시즌 국제대회에 참가하지 못해 점수를 쌓지 못했습니다.

WCT 그랜드슬램은 국적을 떠나 말 그대로 '세계 최강 팀'을 가리는 대회입니다. 세계 정상급 팀만 참가하는 최고 권위 대회로, 나라별 한 팀만 참가할 수 있는 세계선수권보다 참가팀 사이 실력 격차가 작습니다. 한 시즌에 총 6차례 열리는데, 오는 23일부터 캐나다에서 열리는 2018-2019시즌 마지막 대회 챔피언스컵에 춘천시청이 첫 초청을 받았습니다. 춘천시청이 명실상부한 세계 정상급 팀으로 인정받은 겁니다.
5월에는 '왕중왕전' 성격의 월드컵 파이널에도 참가합니다. 이번 시즌 월드컵 우승팀 세 팀과 세계선수권 우승팀, WCF랭킹 1위 스웨덴의 팀 하셀보리 등이 격돌하는 무대입니다. 춘천시청은 3차 월드컵 우승팀으로서 당당히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 2022년 베이징 향한 힘찬 첫 발
2018~2019시즌 스무 살 새내기들의 활약 덕분에 2014년 소치, 2018년 평창에 이어 3회 연속 올림픽 진출 전망도 밝아졌습니다.
아직 WCF가 2022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명확한 참가 기준을 마련하지는 않았지만 평창 올림픽의 기본 틀을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자력 진출의 열쇠는 2020년과 2021년 세계선수권 최종 순위입니다. 사실상 베이징 올림픽 1차 예선 성격의 내년 세계선수권에서 다시 3위 이상의 성적을 거둔다면 올림픽 진출의 7부 능선을 넘게 됩니다.
여기에 도전할 팀을 가리는 2019-2020 국가대표 선발전은 어느 때보다 치열할 전망입니다. 평창올림픽 은메달리스트 팀킴이 복귀한 가운데, 춘천시청의 기량이 급성장했고, 2월 전국체전 우승팀 경기도청(WCT랭킹 32위)까지 가세하며 삼파전 양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