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시즌이 5분의 1정도 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이긴 하지만, 특이한 현상인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이런 현상은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올 시즌 42경기에서 1골차 이내로 경기가 끝난 경우는 30경기로 무려 70%나 됩니다. 팀 전력 차가 크지 않아 접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페널티킥’은 엄청나게 큰 ‘승부의 변수’로 떠오른 겁니다. 한순간에 희비가 갈리는 페널티킥에 팬들이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오심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K리그는 시즌 초반 홍역을 앓기도 했습니다.
지난 3월 19일 서울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 광주’의 경기는 ‘페널티킥 오심 논란’으로 큰 후유증을 나았습니다. 광주가 1대 0으로 앞서던 후반 15분과 후반 45분 선언된 두 번의 페널티킥은 논란이 되기에 충분했습니다. 애매한 페널티킥 판정으로 2대 1 역전패를 당한 광주 구단과 팬들은 물론 언론까지 문제를 제기하자 연맹은 주심에겐 ‘무기한 배정 정지’ 부심에겐 ‘영구퇴출’이라는 초유의 중징계를 내렸고, 심판이 단체행동에 돌입하려 하면서 파국 직전까지 가기도 했습니다.
#장면 2.
지난 22일 수원과 강원의 경기에서도 페널티킥에 울고 웃었습니다. 전반 15분 수원 수비수 이종성의 손에 공이 닿으면서 강원의 페널티킥 선제골이 나왔고, 이후 수원의 외국인 선수 매튜의 연이은 헤딩골이 터졌습니다. 수원은 2대 1로 앞서며 시즌 7경기 만에 첫 승을 눈앞에 두고 있었습니다. 그전 까지 5무 1패. 승리를 눈앞에 두고 막판 실점하면서 무승부를 허용했던 수원이기에 이번에도 끝까지 손에 땀을 쥐었습니다. 그런데 후반 추가시간으로 선언된 4분이 5초쯤 지났을 때 휘슬이 울렸습니다. 그런데 종료 휘슬이 아니고 강원의 페널티킥을 선언하는 휘슬이었습니다. 수비수 조원희의 팔에 공이 닿았다는 겁니다. 그런데 조원희는 팔을 몸에 바짝 붙이고 있었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있는 판정이었습니다. 여기서 강원이 페널티킥을 성공하고 수원이 또 비긴다면 큰 후유증으로 이어졌을 수도 있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수원의 신화용 골키퍼는 페널티킥을 기가 막히게 막아냈고, 종료 휘슬이 울렸습니다. 감격적인 첫 승을 거둔 선수들은 마치 우승이라도 한 듯 그라운드에 한데 엉켜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논란이 될 수도 있었던 페널티킥은 다행히 수원의 첫 승을 더욱 극적으로 만들어준 ‘특수 효과’가 됐습니다.
일시적인 현상인지, 계속될 추세일지는 두고 봐야 겠지만, 지금까지 2017 K리그에서 눈에 띄는 기현상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남은 시즌 ‘페널티킥’이 ‘어떤 효과’를 발휘할 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