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 경기장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역시 정선의 알파인 경기장입니다. 평창올림픽 스키의 꽃인 활강과 슈퍼대회전 종목이 열리는 장소입니다.
눈이 내리기 전인 10월 말까지는 기반공사를 마치고 리프트를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매우 촉박합니다. 만의 하나 이때까지 공사를 끝내지 못해 테스트 이벤트에 차질이 생길 경우 엄청난 국제적 망신을 면할 수 없습니다.
이틀 동안 현장 취재를 하면서 이 경기장의 건설비가 대폭 증가한 점을 새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2014년 1월 강원도가 작성한 공식 문서에 따르면 정선 알파인 경기장의 사업비는 1,095억 원입니다. 1년이 지난 2015년 3월 문화체육관광부의 자료에도 역시 1,095억 원으로 돼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새 1,723억 원으로 바뀌었습니다. 5개월 사이에 무려 628억 원, 57.3%나 늘어난 것입니다. 스노보드와 프리스타일 종목이 열릴 보광 스노경기장은 205억 원에서 692억 원으로 3배 넘게 폭증했습니다.
“신축 경기장을 비롯해 모든 경기장의 건설과 보완의 주체는 강원도이다. 관련 법령에 따라 정부가 건설비의 75%, 강원도가 25%를 부담하지만 건설의 책임은 주로 강원도가 져야 한다. 건설비가 급증한 것은 크게 2가지 이유로 볼 수 있다.
국제스키연맹(FIS)의 요구가 예상보다 까다로워 여러 시설을 더 보강해야 하기 때문에 관련 비용이 증가했다. 또 하나의 이유는 각 종목의 코스와 시설에 대한 전문지식이 크게 부족하다 보니 예산을 처음부터 지나치게 낮게 잘못 책정한 측면이 있다. 이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동계올림픽 3수를 했지만 강원도의 준비가 치밀하지 못했고 능력이 뒷받침되지 못한 것이다.”
4대 빙상장 건설비도 그동안의 주장과 달리 거의 삭감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강원도가 지난해 1월 책정한 4대 빙상장(피겨-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아이스하키 1,2) 총 사업비는 4,371억 원.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사업비가 너무 많다며 775억 원, 즉 17.7%를 삭감하라고 강원도에 요구했습니다. 이후 ‘줄여라. 못 줄인다’를 놓고 6개월이 넘는 긴 줄다리기가 시작됐습니다.
이 때문에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은 재설계 논란으로 착공이 늦어져 현재 공정률이 9%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의 경우 순수 공사비 107억 원을 줄였다지만 재설계 비용과 행정 절차 비용을 계산하면 실제 절약된 금액은 별로 많지 않습니다. 결국 얼마 아끼지도 못하고 금쪽같은 시간만 6개월 이상 낭비한 셈이 됐습니다. 동계올림픽을 유치한 지 4년이 넘었는데 공정률이 9%에 불과한 것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대목입니다.
그럼 4대 빙상장의 총 건설비는 결국 얼마나 삭감됐을까? SBS의 취재 결과 현재 확정된 사업비는 총 4,314억 원. 그토록 오랫동안 논쟁을 벌였지만 줄어든 금액은 고작 57억 원. 즉 겨우 1.3%에 불과합니다. 300억 원 이상 줄였다는 문체부와, 175억 원 정도 삭감했다는 강원도의 기존 언급과는 전혀 다른 결과입니다.
이에 따라 올해 3월만 해도 총 7,304억 원이었던 경기장 사업비가 현재는 8,374 억으로 1,070억 원이나 급증했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 예산이 단기간에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은 간단히 생각할 문제가 아닙니다. 결국 국민 세금으로 이 돈을 충당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더 큰 문제는 현재의 예산이 앞으로 더 증가할 가능성입니다. 물가와 여러 변수를 고려하면 건설비가 늘었으면 늘었지, 줄어들 확률은 별로 없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 신축 경기장 건설과 기존 경기장 보수를 책임지고 있는 강원도와 이를 관리 감독해야할 문체부는 그동안의 무능을 반성하고 지금부터라도 심기일전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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