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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6·25 때 소련이 조기 참전한 건 중국 발목 잡기"

<앵커>

6·25 전쟁 당시 소련이 참전한 것은 중국의 발목을 잡으려는 의도가 더 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중국이 전쟁에서 철수하지 못하도록 했다는 것입니다.

베이징 김지성 특파원이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1950년 10월 11일, 중국은 6·25 전쟁 참전을 앞두고 소련에 공군 엄호를 요청했습니다.

이때만 해도 소련은 파병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두 달은 걸린다며 참전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소련은 중국이 참전한 지 13일 만인 11월 1일 전투기를 출격시켰고, 다시 닷새 뒤에는 소련 공군의 작전 범위를 북한 전역으로 확대하고 미군 전투기와 첫 공중전을 벌였습니다.

지금까지는 중국의 자발적인 참전에 화답하기 위해 소련이 조기 참전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하지만 베이징대 한반도연구센터의 연구 결과는 달랐습니다.

당시 중국군은 미군과의 충돌을 피하는 등 6·25 참전을 비밀에 부친 상황.

그런데 소련의 참전으로 중국의 참전 사실도 의도치 않게 공개되고 만 것입니다.

당시 소련 전투기들은 자국 표식을 달지 않은 채 소련이 아닌 중국에서 출격했는데, 미국이 이를 중국 전투기로 오인하면서 유엔군 사령관 맥아더는 중국군의 참전을 공식화했고, 중국도 어쩔 수 없이 참전 사실을 인정했다는 것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된 이후 소련군은 다시 전쟁에 소극적인 태도로 바뀌었습니다.

소련의 조기 참전은 중국을 도우려는 목적보다 중국군의 참전을 공개해 철수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의도가 더 컸다는 것이 연구진의 판단입니다.

[김상원/베이징대 한반도연구센터 연구원 : 소련은 중국의 참전 사실을 공개함으로써 한국전쟁을 미국과 중국의 전쟁으로 몰아가고, 자신은 뒤로 한발 물러서려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소련의 6·25 참전 사실은 지난 1990년대 소련 비밀문서가 공개되면서 밝혀졌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한국과 미국 등 유수 학술지에 논문으로 제출될 예정입니다.

(영상취재 : 최덕현, 영상편집 : 김진원, CG : 최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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