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충남 공주의 한 지구대 앞에 익명의 천사 형제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돼지 저금통을 두고 갔습니다. 경찰이 관내 초등학교를 수소문해 형제를 찾아냈는데, 어린 천사 형제는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어 기쁘다고 말해 훈훈한 감동을 전하고 있습니다.
조혜원 기자입니다.
<기자>
대설주의보까지 발효돼 눈이 펑펑 내리던 지난달 30일,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형제가 종이가방을 들고 어디론가 향합니다.
소복소복 눈길 위 형제의 발자국이 향한 곳은 다름 아닌 지구대, 정성스럽게 들고 온 종이가방을 살포시 내려놓고, 종종걸음으로 사라집니다.
경찰관이 따라갔지만, 이미 형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종이가방에 든 건 돼지저금통 3개와 손편지 2장, 마음을 담아 꾹꾹 눌러쓴 손편지에는 게임기를 사려고 용돈을 모았다며 조금밖에 안 되지만 어려운 사람을 위해 써달라는 당부가 담겼습니다.
고사리손으로 모은 돼지저금통에는 현금 100만 8천430원이 들어 있었습니다.
[윤여선/공주 금학지구대 순경 : 처음으로 겪는 상황이라서 학생들의 그런 따뜻한 마음을 (느꼈고), 저도 초임 때의 마음을 다잡는 그런 시간이 될 수 있었던 같아요.]
편지에 이름이 적혀 있지 않았지만 경찰은 저금통에 적어 둔 이름으로 관내 초등학교에 수소문했고, 결국 형제를 찾아냈습니다.
형제는 2년 전부터 게임기와 피자, 햄버거를 사기 위해 용돈을 모았지만 코로나19로 힘든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되면서 기부를 결심했다고 말했습니다.
[오경민·오누리/공주 교동초 : 게임기랑 먹을 거를 사 먹으려고 모았었어요. 저희보다 어려운 사람들이 저희가 기부한 돈으로 이제 더 어렵지 않은 생활을 했으면 좋겠어요.]
공주경찰서는 초등학생들이 고사리 손으로 모은 이 현금에 금학지구대 직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돈을 보태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하기로 했습니다.
이웃을 위해 자신의 것을 내준 초등학생 형제의 따뜻한 나눔이 새해 우리 주변을 더욱 돌아보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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