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비트코인 값이 급등하면서 수백 대의 컴퓨터를 24시간 가동해 가상화폐를 직접 채굴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는데, 문제점도 함께 드러나고 있습니다. 일부는 요금이 싼 산업용 전기를 쓰려고 국가산업단지에까지 편법으로 파고들고 있습니다.
최우철 기자입니다.
<기자>
130여 개 제조업체 공장이 밀집한 전북 군산 국가산업단지입니다. 제조업 불황 속에 20곳 넘는 기업이 휴업 상태입니다. 중소형 선박을 주로 만드는 공장을 가보니, 수주 물량이 끊겨 조업이 중단됐습니다.
눈에 띄는 건 한쪽 구석에 쉴 새 없이 돌아가는 200대 넘는 컴퓨터들. 가상화폐 채굴업자가 24시간 가동하는 채굴용 컴퓨터들입니다.
[A씨/가상화폐 채굴 위탁관리 : 아무리 채굴이 안 된다고 해도 (수익률이) 월 5%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어요. 컴퓨터들을 2천만 원 주고 샀다면 (월 수익금이) 100만 원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어요.]
이들 컴퓨터의 소유자는 모두 12명.
채굴업자가 조립한 컴퓨터를 투자자에게 분양해준 뒤, 매달 10~20만 원씩 관리비를 받고, 제대로 돌아가는지 봐주는 방식입니다.
기존 공장을 임대하기 때문에, 최대 60% 정도 값이 싼 산업용 전기를 불법으로 끌어다 쓰는 점도 문제입니다.
[B씨/가상화폐 채굴장 운영 : 산업 전기 쓰고 있어요. 산업 전기는 여름하고 겨울이 비싸고 봄, 가을이 싸요. 월 70kWh까지 쓸 수 있어요. 200만 원 나올까 말까 할 거예요.]
이런 전기 도용은 차익의 2배를 위약금으로 부과할 수 있는데, 적발은 쉽지 않습니다. 가상화폐 투기가 과열되면서 산업 인프라 시설에 세금 없이 무임승차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