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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불순 여성, 치주질환 걸릴 위험 1.8배↑

여성의 생리불순과 치주질환이 관련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동안 생리불순과 당뇨, 유방암, 심장질환 등 전신질환을 다룬 연구는 있었으나, 치주질환과의 상관관계를 밝힌 국내 연구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박준범·고영경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치주과 교수팀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19세 이상 폐경 전 여성 1천55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오늘(17일) 밝혔습니다.

생리불순의 주요 증상은 ▲불규칙한 생리 ▲2~3개월 이상 생리를 하지 않는 경우 ▲생리주기와 생리기간이 너무 짧거나 긴 경우 ▲부정출혈 등입니다.

가임기 여성은 일반적으로 4주(28일)에 한 번 생리하지만, 이 생리주기가 21일 미만이거나 35일 이상으로 불규칙하면 생리불순으로 볼 수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30대 여성 100명당 3.8명꼴로 생리불순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생리주기가 정상인 여성 중 치주질환을 앓는 사람은 8%였지만, 생리불순이 3달에 한 번인 여성은 17.9%에 달했습니다.

특히 생리불순을 3달 이상 겪은 여성의 18.6%가 이른 시일 내 치주염 치료가 필요해, 생리불순이 심할수록 치주염이 증가한다는 가설이 입증됐습니다.

박 교수는 "생리불순 여성은 치주질환에 걸릴 위험이 평균 1.764배 높았다"며 "폐경 전 여성의 생리불순은 치주염의 잠재적 위험 요소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생리불순이 계속되면 염증반응을 심화시키는 남성호르몬 안드로젠이 증가하기 때문에 치주염이 심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치주질환은 치아 주변의 잇몸, 잇몸인대, 치조골 등에 생기는 병이다.

치아 주위 조직이 바람든 것처럼 붓고 피가 난다고 해서 '풍치'라고도 합니다.

염증의 주된 원인은 치아 및 치석 주변에 딱딱하게 붙은 치태 탓입니다.

치태는 칫솔질 뒤에도 제거되지 않고 남아있는 치아와 잇몸 주위의 세균 덩어리입니다.

특히 치태는 치아에 붙어서 주변 조직에 염증을 일으킵니다.

잇몸이 붓고, 피나 고름이 나고, 심해지면 잇몸뼈를 녹여 치아를 망가뜨립니다.

전문가들은 치주질환의 가장 좋은 치료법으로 '조기 발견'을 꼽았습니다.

염증이 심해지기 전에 치과를 방문해 상태에 따라 치석제거술(스케일링)이나 간단한 잇몸치료를 받으면 쉽게 좋아집니다.

그러나 잇몸뼈까지 녹은 후 치아가 흔들리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치과를 방문하는 환자가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 교수는 "일단 형성된 치석은 칫솔질만으로는 제거하기가 어려워므로 최소 1년에 1~2회 정기적으로 치과에서 전문적인 스케일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생리불순과 치주질환을 동시에 앓는 젊은 여성이라면 근본 치료를 위해 산부인과 치료까지 병행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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