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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공개] '아들을 죽일 수는 없었어요' 수류탄 훈련병 어머니의 편지 ②

[전문 공개] '아들을 죽일 수는 없었어요' 수류탄 훈련병 어머니의 편지 ②
* 수류탄 투척 중 다친 손지환 훈련병 어머니가 그동안의 경과와 언론 보도가 나가게 된 경위, 이후의 상황을 정리해 SBS에 보내오신 편지입니다. 어머니의 동의를 구하여 공개합니다. 

▶ [전문 공개] '아들을 죽일 수는 없었어요' 수류탄 훈련병 어머니의 편지 ①


6월달에 건강검진을 했는데 조직검사를 하라는 통지를 받고 가톨릭병원에서 조직검사한 결과 자궁경부암 판정을 받았다. 수술만 받으면 괜찮다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에도 하늘은 무너지는듯 했지만 남편과는 몇년전에 이혼을 했고 나혼자 아들 딸을 책임져야 했기에 정신을 차리고 병원에서 하라는 검사를 모두 했다.

가톨릭병원에서 수술날짜를 8월12일로 잡고나서 혹시나해서 동산병원에 가봤지만 시일이 많이 걸려 아들이 입대하기전에 결론이 안날거 같아서 수술도  안하고 있는 상태에서 군대에 가면 아들이 더 걱정하지 않을까 싶어 서둘러 가톨릭병원에서 수술을 했다.

8월12일에 수술을 하고  병원에  있는 동안 아들이 내 간병을 해주었다 입대전에 친구들과 놀고도 싶었겠지만 나의 병상을 지켜준 착한 우리아들. 8월15일에 퇴원을 했다 . 며칠 집에 있다가 8월18일 나는 회복 덜된 몸을 이끌고,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위해 입대하는  아들을 50사단에 맡기고 집으로  돌아왔다.

내 몸이 어느정도 회복되면 출근할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9월11일 낮12시4분 전화가 왔다.

이게 무슨일인가, 내아들이 왜 이런 고통을 받아야하나.

오른손이 날아가고 머리가 금이가고 파편이 머리 얼굴 목 무릎 옆구리를 뒤덮고 눈동자에 파편이 박히고 이빨이 깨지고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멀쩡한 모습으로 들어간지 3주밖에 안 지났는데…. 없는 오른손 손가락이, 손바닥이 구멍이 뚫린듯 아프다고 한다.

내아들은 겨우 만19살인데 앞으로 살아가야할 날이 더 많은데 전자의수를 해야함에도 규정상 8백만원까지만 지원된다하니 몇천만원하는 비용을 내가 감당해야 한다는게 기가 막힌다. 부모로서 제일 좋은걸 해주고 싶은데 그럴 능력이 없다는게 원망스럽다. 다친거도 억울한데 내돈 들여서 해야 한다니…. 임플란트도 3개를 해야하는데  경대치과병원에서 하고 싶지만 여기서 하면 치료비를 주지않는다며 국군병원에서 해야된다고 한다.

신체건강한 사람도  취직하기가 힘든데 오른손이 없는 내아들이 살아갈수 있도록  군무원이나 장래가 보장되는 직장을 가질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해 봤지만 법률을 내세우며 안된다고 한다.

나라의 부름을 받고 가서 훈련을 받다가 불량수류탄  때문에 하루아침에  오른손을 잃고,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임플란트 시술을 해야하고, 잘생긴 얼굴이 온통 상처고, 고막에 찢어지고, 온몸에 흉터를 남기고, 머리와 얼굴 등 온몸에 제거하지 못한 파편을 평생 지니고, 마음의 상처를 입은 장애인이 되었는데  규정과 법률을 내세우며 장래를 책임을 지지 않는다니 어떻게 살아가라는건지 모르겠다. 얼마되지 않을 연금이나 받고 살다가 죽으라는 말인가.

온몸에 제거하지 못한 파편들로 인한 후유증은 없다고 병원장님은 장담을 하셨지만, 얼굴이 곪아서 고름이 나오기도 하고, 왼손 엄지쪽 파편맞은 부위가 부으면서 아파서 항생제를 먹고 있고, 또 파편들로 인한 후유증은 없다하더라도  다른 병이 생기면 내아들은 파편때문에 MRI를 찍을수 없는데 그러면 CT로 모두 진단할수 있을까?

힘있고 높으신 분들의 아들이 이런 사고를 당했대도 자비로 의수를 하고 아들의 능력대로 살아가라고 할까. 하기야 그런일 있기전에 군대에 안보내겠지. 나는 힘없고 능력없는 엄마라 아들을 군대에 보냈고 이런 사고를 당한 아들을 위해 아무것도 해주지 못함에 아들에게 죄인이다.

이런 사고가 남의 일인줄로만 알고  먹고 살기에 급급해서 관심을 두지 않았기에 내아들이 이런 사고를 당하고,  무책임한  나라앞에 두번  세번 좌절을 당하는건지도 모르겠다. 작년 포항 사고도 9월이였던데 올해도 9월에 사고가 났다. 

아홉시간의 수술에도 잘버티고, 처음에는 오히려 잘 견디던 아들이 의수를 해야하는 지금  너무  힘들어 한다. 다 싫다고,비용때문에 엄마 부담주기 싫어서인지 전자의수도 하기싫다고, 눈물을 흘리고 밥도 잘먹지 않으려하고 씻지도 않으려하고 모든것을 귀찮아하고 죽는 것이 더 나았을거라고, 지금 살아있는것이 운인지 벌을 받는건지 모르겠다고 한다. 

머리도 계속 아프다고 하고 없는 오른손이 계속 아프다고 한다. 그럴때면 진통제를 처방해 주지만 이제는 그것이 효과가 없다는걸 아들은 안다. 힘들어하는 아들을 좀더 유능하신 교수님께 심리치료를 받고 싶다고 경대 병원에 얘기해봐도 입원상태에서는 교수님 진료를 못받는다는 규정때문에 안된다고 한다.

잃었던 사고 당시의 기억이 되살아 나면서 손이 너덜너덜하고 입에서는 피가 쉴새없이 흐르는데 고통은 느껴지지 않고 옆에는 교관님이 쓰러져 있고 온통 피로 물들여져 있었을 그 상황이 떠오르면 내아들은 얼마나  힘들까?

몸에난 상처보다도 마음의 상처가 더 클텐데 몸의 상처엔 하루에 한번씩 소독해주면서 마음의 상처는 일주일에 한번 정신과 레지던트선생님이 오셔서 말몇마디 나누고 처방해주는 우울증약을 복용하는게 다다. 그 우울증약으로 내아들의 상처가 치유될수 있을까? 죽을 고비를 넘기고 장애인으로 살아야하는 마음의 상처로 힘들어하는 아들을 좀더 경험 있고 유능하신 교수님께 심리치료를 받게 하고 싶은게 잘못된 것인가. 모두가 규정과 법률만 내세우고 있다.

이 사고로 엄마인 나는 물론 아빠  여동생 친척분들 모두 고통속에 있지만 내아들의 마음은 누가 헤아릴수 있을까. 이제 겨우 만19살인데 내아들 장래는….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을거면 내아들 손을 돌려주세요.

사고가 난지 한달하고 이틀이 지난후 경대병원에서는 규정때문에 교수님께 심리치료도 못받고 임플란트도 군병원이 아닌 외부에서 하면 치료비를 안준다고하고,  정의기소령님과 박안서 헌병대장님이 국군대구병원으로 가면 정신과에서 심리치료도 받을수있고 임플란트도할수 있다고하고, 원래 군병원에는 간병인이 못들어가지만 2인실을 준비해서 내가 간병할수 있도록 해준다고 해서 국군대구병원으로 옮겼으나, 정신과에서는 심리치료프로그램도 없고 치과도 임플란트도  안된다고 수도통합병원으로 가서 치료하라고 한다.

수도통합병원엔 간병인이 못들어  간다고 하는데 왼손하나로는 손톱도 못깎고 음료수병 하나 따기도 힘들고 머리감고 샤워하기도 힘든데 몸도 마음도 아픈 아들을 또 다른곳으로 데려가라한다.

심리치료가 제일 중요해서 군병원으로 갔는데 의무대장님의 말과는 다르게 되지 않았고, 나를 간병인으로 군병원에 상주시켜 준건 아들이 간병인이 필요한 상황이라는걸 인정한것이 아닌가? 그냥 편리를 봐준것이라면 내아들을 빨리 경대병원에서 빼내가기 위해 술수를 쓴것으로 보인다.

 원칙대로 보호자 없이 아들 혼자 군병원에 들어가야 된다고 했다면 경대병원에서 더 버텼을 것이다. 다른건 다 원칙대로 하면서 군에서 필요할때는 임의대로 처리하는 방식에 참 어이가 없다.

처음 사고 났을때 부대에서 언론과의 접촉은 자제해달라 알아서 잘처리 해주겠다해서 방송국이나 신문사에서 인터뷰하고 싶다고 찾아와도 혹시 아들에게 불이익이라도 갈까봐 안만났는데 지금은 후회된다.

군병원으로 가서 경대병원으로 외래진료를 거의 매일 다니고 여러과를 다녀야하니 시간이 맞지않아 좁은 의자에 앉아 몇시간을 죽치고 앉아있기도 해야하고, 제일 힘든건 가는데만 50분이 걸리는 거리에도 아들은 머리가 더 아프고 골이 흔들리고 속이 울렁거려 몸도 떨고 속이 안좋아 배를 잡고 너무 힘들어했다. 

힘들어하는 아들이 불쌍해서 얼굴을 바라볼수가 없었다  하루아침에  손을 잃고 얼굴은 상처투성이로 성형치료와 치과 임플란트치료 하는것만해도 얼마나 힘들고 무섭고 아플텐데 왜 한시간씩이나 차를 타고 고생하면서 이병원에서 저병원으로 끌려다니며 치료를 받아야하는지 모르겠다.

멀쩡한 사람도  그렇게 다니다간 스트레스 받아서 죽고 말것이다. 그래서 결국 경대병원으로 다시 입원을 시켰다. 군병원에서는 경대병원으로 가면 치료비가 더이상 지원이 안된다고 했지만 우선 아들을 살려야했기 때문에
경대병원을 택했고 , 군병원에 9일동안 있으면서 경대병원으로 외래진료 다닐때  내가 쓴 돈도 지원이 안될수도 있다고 한다. 

칠곡경대병원으로 옮긴후 재활운동을 하고 외부에 개인적으로 심리치료센타를 찾아가 상담과 심리검사를 하고 다음주부터 심리치료를 받으러 다닐 예정이다  최소 6개월간은 치료를 받아야할거라고 했다. 심리치료라는게 경제적으로 많은 부담이 따르지만 아들을 위해서 해줄려고한다. 

의수를 손가락 다 움직일수있는  4천 5천짜리는 못해주더라도 심리치료는 받게 해주고 싶다. 능력이 없는 나는 손가락 3개만 움직일수 있는 의수를 주문해 두었다. 손가락 3개만 움직일수 있다는 소리를 듣고 아들은 많이 놀라는듯 했지만 말은 없었다. 엄마의 형편을 알기 때문이리라….

다친거도 억울한데 내돈으로 의수를 해야하고, 오른손이 없는 장애인으로 능력대로 알아서 살아가라 하고, 치료받고 싶은 곳에서 마음이라도 편하게 치료받을수 있으면 좋겠는데 외부에서 치료하면 치료비를 안준다며 수도병원으로 가라고만 한다.    
 
수도병원으로 간다해도 의수는 내돈으로 해야한다 의수비용으로 지원되는 800 만원으로는 발목절단시 하는 의족을 할수있는 금액이라고 한다. 군대 생활을 좀하다가 다쳤거나 치료후 군대로 복귀한다거나 군대 관련 일을 하게 될거라면 당연히 수도병원으로 보내야겠지만,  간병인이 필요한 지금 상황에 혼자보낼수도없고 내가 가도 면회만 할수있을뿐 같이 지내지도 못하고 내가 가면 집에 혼자있을 고1딸은 어쩌라고, 간병비도 안주고 수입도 없는데 어떻게 살라는건지 , 능력없으면 죽으라는것인지 앞이 깜깜하다.

국군대구병원에서도 군대분위기  때문에 나도 힘들었지만 아들도 많이 힘들어했다 수도병원은 다르다고 하지만 비슷할텐데 아들이 겪을 심적 고통을 어필하면 심리치료를 받을수 있으니 안심하라고한다. 심리치료라는것이 한달 두달에 되는것이 아닌데 그사이에 아들이 받을 불안 스트레스는 어쩌라고 무조건 수도병원으로가서 치료하라는것인지 모르겠다.

임플란트라는것도 한두달에 끝나는것도 아니고 두달쯤후엔 제대를 할텐데 그후에도 대구에서 경기도까지 어떻게 다니라고 일률적인 잣대로만 처리할려는것인지 억울해 죽겠다. 

내가 국군대구병원에 9일동안 있으면서 파편맞은 왼손손가락이 아프다고 하니 담당군의관님이 출장가서 며칠 기다려야한다길래 병원장님 만났을때 얘기했더니 바로 X레이 촬영하고 뼈는 괜찮다고 염증 때문일테니 항생제를 주는게 다였고 그 후에는 정형외과 군의관님을 본적도 없고 칠곡경대병원으로 입원하기 전날 저녁에는 항생제도 주지 않아서 다음날 아침에 간호사한테 얘길해서 항생제를 받아야했고,정신과군의관님은 처음에는 검사하고 여기는 심리치료 프로그램이 없으니 수도병원가서 치료하라더니, 내가 심리치료 안된다고 여러군데 얘길해서 그런지 며칠뒤에는 원하시면 치료를 해보겠다고 그러고, 치과는 수도병원가서 치료하라며 뿌리를 뽑고 임플란트를 심을거라고 얘기를 했다.

경대치과병원에서는 아무리 임플란트를 잘해도 내이빨 보다는 못하다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뿌리를 조금씩 올려서 기둥을 세우고 임플란트를 하는방향으로 잡았다. 내과는 의뢰를 한적도 없는데 오라해서 갔더니 소화제만 잔뜩 처방해주었다. 나는 소화와 관련없다고 생각되서 그약을 먹이지 않고 있었는데 칠곡경대와서 약을 보자고 해서 주었더니 소화제가 몇개나 겹친다고 먹지 말라고 해서 계속 안먹이고 있다.

내가 없고 아들 혼자 군병원에 있었다면 수면제와 진통제와 소화제만 매일 먹어야 했을것이다. 군병원은 투약시간에 점호처럼 하면서 간호사가 약을 따서 환자손에 놓아주더라 그러니 먹기 싫어도 어떤약인지도 모르고 무조건 먹어야 하더라. 그러니 이런  군병원에 아들을 혼자 어떻게 믿고 보내겠는가?
 
하사급 이상은 몇달동안 사병원에 있어도 치료비를 지원해주고 장애인이 되도 군에 남을수 있고 일반병사는 사병원에 오래 있지 못하게 회유와 편법으로 군병원으로 가게 만들어놓고 치료는 되든 말든 무조건 군병원에서 치료하라고, 사병원가면 치료비를 안준다고 한다.

잘처리해주리란 말만믿고 기다린 결과 규정이나 법률 안에서만 맴돌고 내피부에 와닿는건 아무것도 없어서 이제라도 알리고 현실에 맞게 고칠건 고쳐져야 된다는 생각으로  인터뷰를 하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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