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논란과 진통 끝에 한국사가 대입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됐습니다.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주진오 교수께서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앵커>
제가 얼마 전에 이런 기사를 봤습니다. 8·15와 5·18을 구분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다, 실제로 어떻습니까 요새 학생들?
[주진오/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 : 많이 심각하죠. 사실 저는 주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인데, 특히 교양과목을 가르치다 보면 기본적인 역사 지식이 굉장히 부족한 그런 학생들도 많고, 지난번 SBS 보도를 통해서도 3·1 운동 같은 경우에는 삼점일 운동이라든지 야스쿠니 신사가 젠틀맨이라고 한다든가 이게 어떻게 보면 장난 같기도 하고… 그런 정도로 상당히 심각한 상태에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번 결정, 한국사를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한 결정이 우리 역사 교육, 나아가서 학생들의 역사 인식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주진오/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 : 아무래도 요즘 학생들이 공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대학을 가기 위한 목적인데, 그동안에 한국사가 대학을 가는데 어떻게 보면 기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과목이 되다 보니까 요즘은 거의 채택률이 한 7% 정도 밖에 안 됩니다. 그러니깐 결국은 많은 학생들은 한국사를 공부하지 않아도 대학 가는데 아무 지장이 없다라고 생각을 하다 보니깐 한국사 공부하는 것을 일찍 다 포기해버리고 그런 상태에서 대학을 가다보니깐 문제가 있었죠. 그런데 아무래도 수능에서 필수가 되면 학생들이 좋든 싫든 할 수 없이라도 역사를 공부를 해야 하다 보니깐 역사에 대한 어떤 지식을 쌓을 수 있는 기회는 물론 그 전보다는 늘어날 수 있는 가능성은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일각에서는 이번 결정에 어떤 정치적인 의도가 숨어 있는 것이 아니냐, 또 지난날의 획일화된 역사 교육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 이런 지적과 걱정이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주진오/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 : 아무래도 이번에 진행 과정 자체가 어떻게 보면 정치권에서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느낌을 주다 보니깐 그런 걱정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요. 저는 지금은 아무래도 옛날 유신 때와는 여러 가지 조건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교과서 체제도 다르고, 교사들의 자세들도 굉장히 다르고 그렇기 때문에 사실 역사라는 것은 어떤 이념이나 정치에 의해서 종속되거나 영향을 받아서는 곤란한 것이거든요. 어떻게 보면 같은 민족으로써의 공통의 어떤 인식 이런 것을 갖기 위해서 사실은 역사를 공부하는 것이라면 그런 문제점들은 앞으로 슬기롭게 극복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가뜩이나 학생들이 대학입시에 짓눌려 있는데, 이번 결정이 학생들에게 부담감을 더 지우는 것 아닌가 그래서 또 사교육이 더 심해지는 것 아니냐, 부모들이 이런 걱정들을 하세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주진오/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 : 그런 걱정도 저는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걱정을 피해나갈 수 있는 방법들을 앞으로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중에 하나가 예를 들자면 학생들이 앞으로 시험을 보게 됐을 때 너무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서 지나친 암기를 요구하는 문제를 낸다든가 어떻게 보면 그런 과거의 잘못된 점수 위주의 교육으로 돌아가기보다는 폭넓은 역사 인식을 강화할 수 있는 그런 방식의 역사교육으로 앞으로 간다면 그런 사교육에 대한 걱정을 조금 덜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이번 결정이 단순히 대학입시 제도를 바꾼다라는 차원을 넘어서 우리 역사교육의 뿌리를 한 번 다시 생각하는 그런 계기가 됐음 하는 생각인데, 어떻습니까?
[주진오/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 : 사실 역사를 배우는 가장 큰 목적은 옛날에 무슨 일이 있었다라는 것을 암기해서 그냥 지식으로만 갖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서 이런 식의 삶을 살면 그 다음에 어떻게 된다는 것을 인식해서 자기의 어떤 미래를 위한 자기 삶을 살아가는데 하나의 중요한 어떤 자산을 삼기 위해서 하는 거거든요. 근데 지금까지는 어떻게 보면 이런 한 권짜리 교과서인데, 이런 책을 그냥 한 학기에 몰아서 배우다 보니깐 학생들이 암기할 수 밖에 없는 또 암기해야 하는 양이 너무 많다 보니깐 아예 그냥 포기해버리는 일이 많기 때문에 그런 식의 교육이라기보다는 충분히 생각하고 자기의 미래를 전망할 수 있는 그런 교육으로 앞으로 역사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