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국세청과 건강보험공단 직원 등을 사칭해 세금·보험금 환급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상습사기)로 H씨 등 중국인 4명을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H씨 일당은 지난 8일 송모(45)씨에게 보험료를 환급받게 됐다는 ARS(자동응답시스템) 전화를 걸어 은행 현금입출금기로 가서 환급 절차를 밟으라고 유도한 뒤 송씨의 통장에 있던 예금 1천만원을 이체받아 가로채는 등 8월부터 최근까지 9명에게서 1억500만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송씨 등 피해자들은 국세청이나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원을 사칭해 집으로 걸려온 ARS 전화를 받고 `세금 또는 보험료를 환급받게 됐다´는 말에 속아 계좌번호 등을 알려준 뒤 환급을 받기 위해 가까운 은행 현금입출금기로 가 H씨의 계좌번호와 송금 금액을 입력해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 H씨 일당은 위조여권을 사용해 시중 7개 은행에 가·차명 계좌를 개설했으며 이 계좌번호를 담당 기관의 환급 계좌 번호라고, 자신들이 가로챌 액수를 해당 기관의 인증 번호라고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압수한 H씨의 장부에 시중 은행 계좌 291개가 범행 대상으로 적혀 있고 이들이 하루에 4천만∼1억4천만원씩 챙겼다고 진술한 점으로 미뤄 피해 규모가 더 큰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또 이들이 중국계 폭력조직인 삼합회 계열 '신이안파' 조직원이고 일본 야쿠자 조직인 '야마구치파'가 연계돼 있다고 진술함에 따라 이들에게 범죄단체 조직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하는 한편 국내외에 공범들이 더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인터폴에 수사공조를 요청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