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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역삼동 방화 CCTV 입수…"이게 살인미수 아니면 뭐냐" (풀영상)

<앵커>

닷새 전 서울 역삼동 건물 2곳에 불을 질러 19명을 다치게 한 70대 이 모 씨가 처음 불을 지르는 순간이 담긴 CCTV 영상을 SBS가 단독 입수했습니다. 이 영상엔, 이 씨가 누군가를 찾더니, 인화성 물질에 불을 붙이는 모습이 그대로 담겼습니다. 이 영상 제공을 결정한 특허법인 관계자는 "이 씨에게 살해 의도가 다분해 보였다"고 증언했습니다.

일요일 8시 뉴스는 임지현 기자의 단독 보도로 시작합니다.

<임지현 기자>

서울 역삼동의 한 특허법인 사무실 입구를 비추고 있던 CCTV 영상입니다.

지난 20일 오전 11시 52분.

여성 변리사 A 씨가 사무실을 빠져나간 직후, 엘리베이터 옆 비상계단 출입문이 열리고 한 남성이 양손에 노란 액체가 담긴 통을 들고 등장합니다.

잠시 뒤 A 씨가 사무실로 돌아오자, 두 사람은 입구에 서서 20초가량 대화를 나눕니다.

[피해 특허법인 관계자 : 4년 전에도 사람 제일 바쁠 때인 점심시간 바로 전인 11시 한 40분에서 50분쯤 (왔어요.) (이전처럼) 자기가 계속 타깃 했던 그 사업 부장을 찾았죠.]

잠시 뒤 A 씨에게 안으로 들어가라는 취지로 말한 연쇄 방화범 70대 이 모 씨는 한 손에 들고 있던 통을 바닥에 내려놓고, 인화성 물질을 쏟아붓습니다.

이후에도 주저하지 않고 라이터로 불을 붙이는 이 씨.

순식간에 화염이 솟구치고, 시커먼 연기가 특허법인 입구를 집어삼킵니다.

[피해 특허법인 관계자 : 근무를 하고 있는데 밖에서 펑 소리가 나더라고요. 연기 열기 때문에 천장이 다 녹았어요.]

불길이 치솟은 직후 이 씨는 다시 비상계단 출입문으로 사라졌고, 이 씨의 한 손에는 아직 쏟아붓지 않은 인화성 물질 한 통이 들려 있었습니다.

이 씨가 등장해 불을 지르고 떠나기까지 걸린 시간은 1분 남짓이었습니다.

이 씨가 불을 지른 층에서만 3명이 중상을 입는 등 8명이 다쳐 병원에 이송됐습니다.

[피해 특허법인 관계자 : (이 씨가 불을 지르기 전, 여성 직원이) 문을 닫고 들어가 (이 씨의) 눈을 딱 보는데, 씨익 웃더래요. 악마 아니에요?]

이후 이 씨는 곧바로 200미터가량 떨어진 다른 특허법인 사무실로 가 불을 질렀고, 그곳에선 1명의 심정지 환자와 10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이 씨가 불을 지른 곳은 2곳 모두 사무실의 유일한 출입구였지만, 경찰은 현존건조물방화치상 혐의로만 이 씨를 구속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 영상편집 : 김준희, 디자인 : 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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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신 것처럼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인 곳은 이 특허법인의 유일한 출입구였습니다. SBS가 만난 피해 직원과 그 가족들은 "이게 살인미수가 아니면 뭐냐"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피의자에게 단순 방화치상 혐의만 적용했습니다.

이어서 권민규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연쇄 방화범 70대 이 모 씨는 범행 이틀 뒤 누군가를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모 씨/방화 피의자 : 죽이려는 건 아니고 겁주려고 그랬지. 여기 있잖아요. 사기 치는 거 있잖아요. 세상에 알리려고….]

이 씨의 이런 진술 탓에 경찰은 현존건조물방화치상 혐의만 적용한 채, 살인미수 혐의는 적극 검토 중이라는 입장입니다.

[피해 특허법인 관계자 : 그 건물에 있는 사람들 다 죽이려고 그랬다. 살인미수 혐의가 아니면, 그러면 우리가 사람이 아니란 얘기야.]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직원들과 피해자 가족들은 울분을 터뜨렸습니다.

[피해 변리사 아내 : 이게 살인미수가 아닐 수가 있나요? 동일한 일로 동일하게 몇 년 전에도 그렇게 협박을 하고 했다면서도 그게 살인미수가 아니면 뭘 살인미수라고 해야 될까요?]

변리사 남편은 그날 이후 기계 호흡으로 맥박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지만, 폐는 물론, 다른 장기들도 크게 훼손된 상태입니다.

[피해 변리사 아내 : 술 담배 하나 안 하던 그 깨끗한 폐가 완전히 다 망가졌고 독성 물질들로 이렇게 두껍게, 새카맣게 쌓인 걸 한 번도 이 화상전문병원에서 본 적이 없대요.]

직원들은 특히 4년 전에도 이 씨가 사무실로 찾아와 휘발유를 뿌리고 위협했는데, 이번엔 작심하고 벌인 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피해 특허법인 관계자 : 어떻게 하면 도망 못 가고 다 죽을 수 있는지를 연구해서 적절한 양의 시너나 휘발유를 가져와서 뿌린 거예요.]

[이윤호/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 : 그냥 단순히 겁만 준다면 시너를 뿌리고 소리 지르고 이런 것들을 할 텐데 그렇지 않았잖아요. 유일한 출구에 불을 질러서 사람이 나갈 수 없게 한다는 건 죽으라는 얘기밖에는….]

경찰은 조만간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이 씨의 살해 고의성 등을 집중 조사하고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할지 결정한다는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 영상편집 : 김윤성, 디자인 : 이종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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