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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위스키와 전통주...'K-술'이란 무엇인가

K 팝, K 뷰티, K 푸드. 전세계를 강타한 K- 문화. 한국을 대표하는 K-술이 있을까?
 
이지민 / 한국술 컨설팅업체 대동여주도 대표: 외국에서 한국의 음식을 접하거나 할 때 거기에서 먹을 술은 과연 무엇인가 라는 부분이 저는 이제 퀘스천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수입쌀과 효모로 만든 희석식 소주, 막걸리는 K-술이 아니다? K–술을 찾아나선 4인의 여정
 
한영석 / 전통주 양조장 대표: 결국은 쌀, 물, 누룩으로 어떤 향과 맛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우리만의 특징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김창수 / 위스키 증류소 대표: 케이 술이라고 해서 전통만 내세운다거나, 절대 외국에서 먹히지 않습니다. 한국에 위스키가 없었기 때문에 내가 만들어야겠다라는 마음을 더 크게 먹었고,
 
(타이틀) ‘K-술’이란 무엇인가

1. 위스키로 K- 술을 꿈꾼다 : 도정한

K-술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경기도 남양주의 한 증류소. 이곳에서 처음 만난 사람은 스코틀랜드인이었습니다.
 
앤드류 샌드 / 마스터 디스틸러: 저희는 매우 소규모지만, 장인 정신과 큰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고 있습니다.
 
그가 만들고 있는 술은 위스키.... 위스키로 K-술을 만들어보겠다는 걸까요? 얼핏 들으면 무모해 보이는 이 도전을 시작한 사람은 이 위스키 증류소 대표 도정한 씹니다.
 
도정한 / 위스키 증류소 대표: 한국 전통주, 한국 술에 대해서 비난하는 건 아니지만 외국에서 솔직히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잖아요. 그런데 위스키는 어디 가든 다 아는 술이니까. 원조는 한국 술은 아니 지만 이거 가지고 한국 술도 전 세계에서 제일 톱으로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전통주 대신 세계시장에 친숙한 위스키로 한국 술의 이름을 날려보겠다는 거죠. 이 목표는 순조롭게 첫발을 뗐습니다. 최근 열린 세계적인 주류품평회에서 이 위스키가 스카치, 아이리시, 버번을 제외한 신세계 위스키 부문에서 최고의 술로 잇달아 선정된 겁니다.
 
"5년 반밖에 안 됐고, 이게 역사도 없는데 상상도 못 했죠. 그래서 저도 놀랐고 직원들도 다 놀랐고. 와우, 한국에서 위스키 만드는 게 정말 적합하다,라고 생각했었어요."
 
재미교포 출신인 도정한 대표는 글로벌 기업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다 10년 전, 국내에서 1세대 수제맥주 회사를 창업했습니다. 우리나라 주류시장에도 프리미엄 시장이 열리리라 본 겁니다. 수제맥주로 성공한 도 대표는 양조장을 세계 최대 맥주 회사에 매각하고 다음 프로젝트로 위스키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마스터 디스틸러로 바로 이 사람을 영입했습니다. 위스키의 본고장 스코틀랜드의 증류소에서 16살 때부터 위스키 제조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는 앤드류 샌드 씨.
 
앤드류 샌드: "한국에서 최초로 싱글 몰트 위스키를 만들어보는 기회를 얻는다는 게 정말 흥미로운 도전처럼 느껴졌습니다. 한국이 위스키를 만들기에 좋은 나라일지 아닐지는 사실 당시엔 아무도 몰랐습니다. 해본 사람이 없었으니까요.

한국에서 위스키를 만들기 시작한 지 5년, 지금 그의 생각은 어떨까요?
 
"한국은 수질이 정말 뛰어납니다. 깨끗하고 맑은 물이 아주 훌륭한 원액을 만들 수 있죠. 그리고 이곳 남양주의 가장 큰 장점은 기후입니다."

여름은 아주 덥고 겨울은 몹시 추워 연교차가 큰 한국의 기후가 위스키 숙성에 큰 장점이라는 겁니다. 맥아를 발효시켜 증류한 뒤 오크통에서 오랜 숙성의 시간을 보내야 완성되는 위스키... 하지만 앤드류는 스카치 위스키처럼 오랜 숙성해야만 좋은 위스키가 나오는 건 아니라고 말합니다.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그걸(숙성연수)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허풍이 좀 있죠. 스코틀랜드에서는 위스키 숙성이 오래 걸리니까요. 거긴 날씨가 그렇게 덥지도, 춥지도 않기 때문이죠. 그래서 스코틀랜드에서 12년 숙성한 위스키를, 여기서는 사용하는 숙성 통에 따라 다르겠지만, 4~5년 정도면 비슷한 숙성 효과를 낼 수 있어요."
 
한국에서도 위스키를 만든다~ 이제 점차 많은 사람들이 알고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증류소 투어참가자: 조하경 "내로라하는 스카치 위스키들이랑 비교하여도 꿀리지 않고 좀 굉장히 풍미도 좋고 다채 로운 향을 주는 것 같아서" 이동근: "한국에 대해서는 소주나 맥주, 이런 것만 알고 있어서 오히려 이런 좀 특화되어 있는 브 랜드가 되면 좀 더 우리 케이브랜드를 좀더 널리 알릴 수 있지 않을까"
 
도정한 대표는 한국적인 위스키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제일 큰 거는 한국 참나무를 쓰고 있습니다, 숙성을 할 때. 그래서 그 신갈나무, 떡갈나무를 쓰면서 한국적인 맛을 낼 수 있게. 배럴 자체를 약간 좀 어 쉐리를 입히는 것처럼 홍고추를 입혀서 물 빼고 그 남아 있는, 스며들어, 나무 안에 스며들어 있는 맛을 저희 위스키 안에다가 블렌딩을 시킨 거죠."
 
위스키도 K-술이 될 수 있을까요?
 
도정한 대표: "한국에서 만들어야 되고, 될 수 있으면 한국 재료도 쓰고. 정말 장인 정신으로, 크래프트맨십으로 만들면 K-술이라고 충분히 부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막) 도정한이 찾고 있는 K-술은 [한국적인 위스키] 다
 
2. 변호사에서 전통주 1세대로 : 정회철
 
우리나라 술의 국제대회 수상 소식은 또 있습니다. 지난 달 한 증류주 분야 국제품평회에서 한국의 8년 숙성 증류식 소주가 최고상을 받았습니다. 이 술을 만든 건 독특한 이력을 가진 정회철 대표입니다
 
정회철 / 전통주 양조장 대표: "한국 전통 소주 가운데 전통 방식을 그대로 따라서 만든 술은 이제 저희 술밖에 없다, 라고 사실은 개인적으로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데, 그런데 이제 그 국내 대회에서는 저희가 수상을 이제 한 적이 없단 말이거든요? 그래서 제가 이상하다 우리 술이, 맛이 없는가?"
 
국제대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면 술을 접을 각오로 출품했는데 신설된 소주 부문에서 마침내 술맛을 인정받았습니다. 2012년부터 전통주를 만들기 시작해 전통주 1세대라 불리는 정회철 대표는 원래 법조인이었습니다.
 
"변호사 이제 본래의 업무보다도 그래서 좀 강의를 많이 했습니다. 고시 학원가에서 강의를 했고, 그리고 이제 그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제가 한, 2년 정도 갔다가 이제 교수로 하여튼 재직을 했었습니다."
 
어느 날 우연히 취미로 시작한 술빚기의 매력에 빠진 정대표는 양조장을 세워 한국 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술을 빚으면 이제 뭐 끓는다 라고 하잖아요. 술 끊는다. 그래서 그 소리가 진짜 항아리에 귀를 대니까 끓는 소리가 나는 거예요. 야, 이거 신기하네. 한국사람들이 정작 한국 술 잘 몰라요. 막걸리나 뭐 일반 소주, 그 정도를 이제 한국 술로 아니까"
 
이지민 / 한국술 컨설팅업체 '대동여주도' 대표: "일본에는 히비키라든가 산토리 같은 그런 유명한 술이 있고 중국에는 마오타이가 있고 프랑스에도 5대 샤토가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그러면 뭐가 있을가? 그게 항상 저의 퀘스천 마크였거든요. 외신들 행사할 때도 한국에는 대표적인 술이 뭐냐?"
 
13년의 여정 끝에 수상한 이 제품 역시 한국 전통 소주에 가깝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합니다.
 
"이제 누룩으로 빚은 술을 증류해야 된다, 라고 하는 거, 그게 첫 번째 요소. 그리고 두 번째 는 이제 상압식으로 증류해야 된다는 거. 왜냐하면은 높은 온도에서 증류를 해야지 좋은 향이 나오거든요? 그리고 이제 세 번째 요소는 숙성을 옹기에다가 해야 된다, 라고 하는. 이 세 가지 요소를 갖춰야지만이 진짜 이름 그대로 전통 소주라고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
 
정회철 대표가 전통 소주를 빚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과정은 밑술 만들기입니다. 보통은 누룩을 구입해서 쓰는 경우가 많지만 정대표는 누룩을 직접 띄워 밑술을 만듭니다. 또 하나 강조하는 것은 옹기 숙성... 옹기의 숨구멍으로 술이 들락날락하며 옹기의 향이 술에 담긴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정회철 대표가 생각하는 K-술은 어떤 술일까요
 
"한국사람이 빚은 술은 전부 다 K-술인가? 그거는 저는 아니지 않느냐는 거예요. 저는 누룩이야말로 K-술의 본질, 정체 그것이 아닌가라고 생각을 하고 다른 것들은 모두 현대에 맞게끔 변형될 수 있겠죠."
 
현재 한국 술 하면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희석식 소주는 수입산 타피오카, 고구마, 옥수수 등에서 얻은 주정이 주재료입니다. 대량 유통되는 막걸리의 경우는 입국이라 불리는
일본식 효모를 넣어 발효시키죠.

"우리가 이제 막걸리 같은 경우에는 이제 누룩 막걸리, 입국 막걸리, 두 가지로 이제 나누거든요. 입국이라고 하는 거는 이제 자연의 균이 아니라 그 원조는 이제 일본인 거죠. 일본 사케 만들 때. 그런 배양된 균을 갖고서 사실은 이제 그 막걸리를 만들어 가지고 그 막걸리를 증류를 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은 아, 그걸 과연 전통이라고 볼 수가 있겠는가."
 
정회철 대표가 K-술의 요건으로 원료를 중요시하는 건 우리 원료에서 주는 맛과 향에 경쟁력이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술은요. 향이 있는 술입니다, 서양에서는 위스키에다가 향을 만들려고 엄청난 노력을 해요. 외부에 첨가를 해가지고 향을 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원료, 아니면 양조 과정, 그 과정 속에서 나오는 향. 그 향이 있는 술을 앞으로 좀 만들어내야 되고."
 
(자막) 정회철이 찾고 있는 K-술은 [원료의 향으로 끌어당기는] 술이다.

3. 누룩장인이 빚는 전통주 맛 : 한영석
 
우리나라 술의 경쟁력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누룩입니다. 누룩 명인 1호 한영석씨. 그가 누룩에 매달리게 된 건 40대에 갑작스레 건강이 나빠지면서부터였습니다.
 
한영석 / 전통주 양조장 대표: "그때 받은 병명이 척수염이었습니다. 소변줄을 차고 이제 퇴원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면역력을 올릴 수 있는 게 뭐가 있지? 라고 하면서 시작했던 게 식초였습니다. 그래서 좋은 술이 좋은 식초가 된다고 그래서 술 공부를 했고, 또 좋은 누룩이 좋은 술이 된다고 그래서 이제 누룩 공부를 했고요."
 
처음엔 좋은 누룩을 만들어 공급하려고 이곳 내장산 자락에 내려왔습니다. 하지만 한국 술 시장은 전통 누룩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저희가 좋은 쌀을 써서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발효를 거치고 누룩을 띄우는 과정을 거치고 그 가격을 책정해서 양조장에 공급을 해 주려고 하는데, 시중에서 좀 저렴한 누룩하고 이제 비교를 하면서 안 팔리더라고요. 그러면 내가 직접 술을 빚어볼까?"
 
한영석 명인이 처음 내놓은 술은 전통 발효주입니다. 실학자 이익 선생이 자신이 가장 좋아한다며 성호사설에 양조법을 남기도 한 술이죠. 한 명인은 10년 동안 수많은 실패 끝에 자신만의 독특한 발효주를 재현해냈습니다.
 
"2022년 4월에 첫 출시를 하신 걸로 아는데, 반응이? 아, 폭발적이었죠, 하하. 저도 사실은 깜짝 놀랐습니다. 술 오픈해서 주문받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문자가 막 들어오면서 술을 못 주는, 마지막에 주문하시는 분은 이제 술을 못 주는 경우도 있었고 이제 그 반응에서 저희 누룩 술의 희망도 많이 봤죠. 어? 되겠네, 라고 하는"
 
이 술은 오직 누룩과 쌀, 물로만 빚어냅니다. 한 명인이 술을 빚기 위해 누룩을 띄우는 과정을 지켜봤습니다. 먼저 물에 담가놓았던 쌀과 살짝 찐 녹두를 섞어서 가루를 냅니다.그 다음 사람이 뒤꿈치로 밟는 것처럼 기계로 눌러 쌀가루를 성형하는데요. 성형을 마친 누룩은 발효에 들어갑니다.

"이제 막 들어와서 갓난아기, 하하. 이제, 이제 막 시작을 하고 있습니다."
 
누룩실에 떠다니는 다양한 곰팡이와 효모가 여기에 달라붙어 증식을 하게 되는 건데요. 그래서 무엇보다 발효하는 환경이 중요합니다.
 
"이런 발효실이 과거에 전통적으로 누룩을 띄우던 환경을 인위적으로 재현을 한 겁니다."
 
누룩실은 과거 누룩을 띄우던 계절의 온도와 습도 등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습니다. 총 45일간의 발효를 거치면 이 누룩에서 다양한 맛과 향을 낸다고 합니다.
 
"일본의 입국은 단일균을 뿌리는 거죠. 그렇게 되면 맛은 굉장히 깔끔하고 깨끗한 맛이 나오지만 되게 향이나 맛들을 단조로운 거죠. 자연발효에 누룩을 해서 술을 빚었던 것들이 일제시대나 양곡법이나 이런 걸 통해서 거의 다 없어졌다가 지금 다시 복원을 해서 진행하는 과정인 거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성호사설에 나온대로 쌀을 물에 오래 담가놓는 산장법과 저온발효로 맛과 향을 냅니다.
 
"우리나라 전통술과 서양 술의 차이점, 가장 큰 차이점은 어떤 부분이 있다고 보세요?"
"아, 저는 누룩이라고 보죠. 국화를 집어넣어서 국화 향을 만들어내는 거는 사실은 너무 뻔한 과정이고, 쌀과 물과 누룩을 가지고 어떠한 꽃 향을 만들어낸다는 거는 되게 이색 적이거든요. 결국은 쌀, 물, 누룩으로 어떤 향과 맛을 만들어낸다는 거는 우리만의 특징이 되지 않을까"

 
한영석이 찾는 K-술은 [전통 누룩으로 만든] 술이다.
 
지난달 APEC 정상회의 당시 젠슨 황과 국내 기업 총수들의 한국 치킨집 회동. 이날 이들이 마셨던 술은 소맥이었지만 더 눈길을 끌었던 건 젠슨 황이 이재용, 정의선 회장에게
선물한 고가의 일본 싱글몰트 위스키였습니다. 증류주의 왕이라 불리는 위스키는 시간의 가치를 담은 술이니만큼 단가가 높아 전세계 주류 매출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합니다.

4. 위스키에 미친 남자 : 김창수
 
김창수 씨는 위스키로 K-술을 만들어보겠다는 목표가 있습니다. 그는 전통주만으로는 세계시장에서 한국 술을 알리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김창수 / 위스키 증류소 대표: "지금 대만을 대표하는 술은 위스키예요. 일본도 제일 유명한 건 위스키고 술에서 앞선 나라들이 어떻게 보면 위스키로 세계화를 가장 먼저 성공을 했단 말이에요. 결국에는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만드는 술에 관심을 갖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국인 최초의 마스터 디스틸러로 평가받기도 하는 김창수 대표는 위스키 제조의 전 과정을 혼자 힘으로 개척해왔습니다. 2022년 첫 출시 이후 김창수 대표의 위스키는 내놓을 때마다 오픈 런이 벌어지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원래 전통주를 만들어보던 김창수 대표가 위스키 제조에 뛰어든 건 대학 졸업할 무렵부터 온전히 위스키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당시에는 일본 위스키가 막 뜨고 있고 막 그랬거든요? 로컬 위스키들이 다 수입산이었어요. 브랜드만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서 원액은 다 수입해서 왔던 거죠. 우리나라는 위스키가 없는 게 너무 좀 분했고, 좀 안타까웠고. 위스키를 우리도 만들어서 어떻게 보면 위스키 독립을 해야 된다 라고 저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위스키 한 방울 직접 만들지 않는 나라에서 그 방법을 알기는 막막했죠. 김대표는 무모한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안 되겠다. 이 위스키의 본고장인 스코틀랜드에 무작정 찾아가 봐야겠다. 찾아가서, 증류소가 그때 위스키를 만드는 곳이 한, 102군데 정도 있었어요. 102군데를 다 다니면서 일 좀 시켜달라고 해보자. 좀 위스키를 알려달라고 해보자. 그래서 그때 모은 돈 천만 원으로 중고 자전거랑 텐트를 사서, 돈이 없었으니까"

5개월간 스코틀랜드 102군데의 위스키 증류소를 모두 돌아다녀봤지만 일자리를 구하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결국 김 대표는 한국에 돌아와 집에서 혼자 위스키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다행히 스코틀랜드에서의 인연으로 일본의 대표적인 독립 위스키 증류소에서 단기 연수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들이 얘기를 했어요. 네가 아무리 공부를 하고 아무리 준비를 해도 다른 환경에서 그렇게 공부를 해봤자 너의 증류소, 너의 환경, 너의 설비로 했을 때는 완전 다른 얘기다 // 차라리 먼저 빨리 시작을 해서 거기에서 배워나가는 게 가장 네가 빨리 하는 길이다."
 
혼자 시작한 증류소가 조금씩 성장해나갔고 현재 경상북도 안동에 대규모의 두 번째 증류소도 완공을 눈앞에 뒀습니다. 앞으로는 국내산 재료를 사용해 한국적인 위스키를 완성시키고 싶다는데요
 
"이건 스코틀랜드 산 몰트입니다. 재료를 국산화를 하고 싶죠. 그래서 안동에서는 이제 농사도 지으면서 이제 국산화를 좀 시도를 하려고 하고 있죠."
 
김창수 대표는 3년 전, 군산 보리를 사용하고 국산 오크통에 숙성시킨 100퍼센트 국산 싱글몰트 위스키를 출시하기도 했었습니다.
 
"우리 기후와 우리 지역에서 쓸 수 있는 것과 우리 전통의 어떤 전통주에서 비롯된 방식들을 접목을 해서 위스키를 계속 만들려고 지금 시도를 하고 있고, 그렇게 얘기를 해요. 위스키는 영어다, 라고 얘기를 해요. 우리나라 문학도 영어로 번역을 해서 알려줘야 외국에서 먹히는 거지. 이걸 그냥 우리나라, 우리만 좋다고 해서는 절대 세계화가 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위스키는 그래서 영어와 같다. 그러니까 위스키로 해석한 한국의 술이다, 라는 거죠."
 
(자막) 김창수가 찾고 있는 K-술은 [위스키로 해석한 한국 술]이다
 
K-술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술 제조 외에도 해결해야할 게 많습니다. 우리가 만난 네 명의 장인들이 한 목소리로 지적한 건 주세 문젭니다.
 
김창수 / 위스키 증류소 대표: "K-술, 세계화, 이런 간담회 이런 데서 자주 불러요. 모든 사람이 문제를 지적하고 하면 주세로 다 갑니다. 이 주세가 정말 우리나라 정부 수립 때부터 있었던 옛날 법이고. 일본 대만도 이 법을 바꾸면서부터 술이 발전을 했어요."
 
우리나라는 맥주와 막걸리를 빼면 술의 출고가가 높을수록 많은 세금을 책정하는 종가세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좋은 원료로 공들여 술을 만들면 원가가 올라가고 그러면 세금도 올라가서 판매가가 급등하는 구조입니다. OECD 국가 중 한국과 멕시코, 칠레, 콜롬비아를 뺀 나머지 나라들은 출고되는 술의 양에 세금을 매기는 종량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또 K-술을 대중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기술적 지원도 필요합니다.
 
정회철 / 전통주 양조장 대표: "전통주의 독자적인 술 양조 기계가 없어요. 쌀 씻고 고두밥 찌고 이런 것만 좀 자동화만 돼도 인건비를 충분히 이제 절약할 수가 있고, 그러면 대량 생산이 이제 가능하고, 그러면 가격을 떨어뜨릴 수가 있단 말이거든요"
 
세계시장은 물론 국내에서도 우리 술을 제대로 소개하고 평가할 만한 기준이 체계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지민 / 대동여주도 대표: "원료에 대한 부분에 대한 기준, 주종별로 만들었을 때 어떤 식으로 표준화할 수 있는지, 그다음에 그거를 뭔가 양조장들마다 보여줄 수 있는 그런 체계, 그런 것들이 아직 준비된 게 하나도 없어요."
 
10여 년 전부터 한국의 술을 발굴해 세계에 알리고 컨설팅해온 이지민 대표는 결국 진정한 K-술은 한국 음식과 함께 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정말 한국 술이 대단하다,라고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곳은 미식의 정점인 다이닝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해외에 지금 한식 다이닝이라든가, 파인 다이닝이 엄청 각광을 받고 있고, 그런 곳에서 지 금 한국 술을 쓰지 않고 있거든요? 대부분 다 와인을 쓰시거나. 그런데 이제 그거를 이제 조금씩 바꿔가려고 하는 추세고. 그러면 거기에서 외국 사람들이 음식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술은 우리가 어떤 거를 만들어야 될까."
 
우리 음식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한국 술만의 맛과 향을 가진, 여러분이 생각하는 K-술은 어떤 술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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