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5월 끼임 사고로 노동자가 숨졌던 SPC삼립 공장에서 이번에는 제빵 공정에 사용된 윤활유에서 인체 유해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경찰은 식약처에 이 공장에 대한 합동 점검을 요청했습니다.
보도에 최승훈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5월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50대 노동자 A 씨가 제빵 생산라인에 있던 컨베이어 벨트에 몸이 끼어 숨졌습니다.
A 씨는 컨베이어 내부에 윤활유를 뿌리던 중이었습니다.
경찰은 A 씨가 사용했던 윤활유와 개봉하지 않은 윤활유 제품을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했습니다.
감정 결과 인체 유해 물질인 염화메틸렌과 이소프로필알코올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두 물질 모두 식품 제조 공정에서 사용해서는 안 되는 인체 유해 물질입니다.
유기화합물의 용매로 쓰이는 염화메틸렌은 중추신경계와 심장·신장에 질환을 일으키는 발암 추정 물질, 세척제 원료로 쓰이는 이소프로필알코올은 중추신경계 질환과 심장과 신장의 독성을 일으키는 물질입니다.
A 씨가 쓰던 윤활유는 '금속 절삭유'라고 적힌 약 470ml짜리 용기에 담겨 있었는데, 여기에 윤활유를 소분해 넣은 뒤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포장 전·후의 빵에서는 염화메틸렌 및 이소프로필알코올 모두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지난 1일 이 같은 감정 결과를 받은 경찰은 식약처에 합동 점검을 요청하고, 위법 사항이 확인될 경우 고발 조치를 검토해 달라는 협조 공문을 보냈습니다.
식약처 관계자는 "공문을 확인하는 대로 검토해 협조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SPC삼립 측은 "실제 용기에 담겼던 제품은 공업용이 아닌, 식품 등급을 받은 윤활유"라며 "윤활유가 묻은 설비 부위에도 빵 제품이 닿지 않도록 차단하는 장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정용화, 디자인 : 최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