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2015년 중국이 제조업 강국이 되겠다는 전략을 발표했을 때 의심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10년 만에 그 시선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그런 중국이 이번엔 반도체 같은 첨단 기술을 키우겠다는 계획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중국 기술 자립의 선두에 서 있는 화웨이 본사에 권란 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기자>
화웨이가 최근 출시한 세계 최초 폴더블 노트북입니다.
자체 개발 OS에 칩셋까지 자사 제품을 사용해 중국에선 '첨단 기술 독립'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제품입니다.
이곳은 화웨이의 자체 기술이 탄생하는 곳입니다.
마치 유럽의 도시, 또는 놀이동산 같아 보이지만 약 2만여 명의 연구원들이 근무하는 거대한 R&D 센터입니다.
세계 1위 수준인 5G, 6G 장비 개발은 물론, 곧 양산을 앞둔 AI 고성능 칩 개발도 이곳에서 이뤄집니다.
트럼프 1기 기술 통제 이후 화웨이는 자체 기술 확보에 매진했습니다.
지난 4년간 R&D에만 매출의 20%의 이상을 쏟아부었고 직원의 절반이 넘는 11만여 명을 연구에 배치했습니다.
지금 한창 건설 중인 이곳은 화웨이와 자회사의 대규모 반도체 공장 부지입니다.
반도체의 설계부터 제조, 또 패키징까지 모든 과정을 중국 내에서 수행하겠다, 이런 전략이 엿보입니다.
10년째 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 110여 개 나라 교육 활동을 벌이며 글로벌 인재 확보에도 집중했습니다.
속도전을 가능하게 한 건 중국 당국의 집중 지원입니다.
[탕슌바이/중국 팹리스 업체 대표 : 중국에 반도체 펀드가 있습니다. 반도체 장비와 기술 등에 특화된 정부 자금으로, '기술 자립이 시급한 핵심 산업'에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미국이 반도체칩의 중국 수출을 막고 또, 세계 시장에서 화웨이 칩 사용도 통제하고 있지만, 경쟁자 없는 국내 시장을 발판으로 오히려 반도체 독자 생태계 구축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장강열/파운드리 업체 대표 : 자체 시장을 갖고 있다는 게 가장 큰 경쟁력이란 거죠. 새로운 반도체를 개발할 수도 있고,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수도 있고.]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미국의 수출 통제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부추겼다고 공개 비판한 것도 자칫 기술 패권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경고로 읽히는 대목입니다.
(영상취재 : 최덕현, 영상편집 : 이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