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내년 상반기에 3천800억 원짜리 고성능 슈퍼컴퓨터 6호기를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8천500장에 이르는 그래픽 카드 GPU를 탑재해, 세계 10위 안에 드는 슈퍼컴퓨터 성능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정구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성능을 가진 미국의 슈퍼컴퓨터 엘 캐피탄입니다.
물질의 원자 구조를 파악하고 신약 개발, 기후 물리학 등에 활용되는데, 이론적 연산 성능은 2천700페타플롭스 수준입니다.
1페타플롭스는 1초에 1천조 번 계산할 수 있는 성능을 말합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앨 캐피탄을 만든 회사와 내년 상반기 600페타플롭스의 슈퍼컴 6호기를 구축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김성수/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 : 5호기보다 성능이 23배 빨라지고 저장공간이 10배 넓어집니다.]
537페타플롭스로 전 세계 6위인 일본의 후가쿠보다 성능 면에서 앞서고 도입 시기로 봐도 상위 10위권 안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슈퍼컴퓨터의 특징은 처음으로 중앙처리장치 CPU가 아닌 그래픽 처리장치 GPU를 사용했다는 겁니다.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 카드를 포함해 고성능 GPU 8천496장이 탑재됩니다.
도입 가격만 3천825억 원으로, 소프트웨어를 포함하면 총사업비 투입 규모는 4천482억 원에 달합니다.
지난 2022년 챗GPT 같은 대화형 인공지능 기술이 등장하면서 그래픽 카드 수요가 폭증해 물량을 구하기도 어려웠고 가격마저 급등해 도입은 예정보다 2년 정도 늦어졌습니다.
연간 전기료는 120억 원이 들것으로 예상되는데, 기존 5호기 60억 원의 두 배 수준입니다.
[이식/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원장 : 계산과학자, AI 연구자들이 자원이 없어서 좋은 아이디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경쟁을 할 수가 없었거든요.]
5호기는 도입 이후 하루 3백 명, 연간 5천여 명의 연구자들이 이용했고, 네이처 사이언스 등 정상급 학술지에 매년 20~30편의 연구 논문을 발표하는 데 도움을 줬습니다.
6호기가 도입되면 기존 5호기와 같이 신소재와 신약 발굴, 기후 물리 시뮬레이션, 빅데이터 분석을 넘어 한국형 인공지능 같은 AI 연구에도 활용될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정성화, 영상편집 : 최혜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