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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시간 만에 진화…불길 잡은 수리온 헬기 '활약'

<앵커>

대구에서 난 산불이 거의 하루 만인 오늘(29일) 낮에 꺼졌습니다. 지난밤사이 강한 바람을 타고 불길이 계속 번지면서 근처 주민들은 뜬 눈으로 밤을 보내야 했습니다.

TBC 정진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어둠이 깔린 대구 함지산.

진화헬기가 공중에서 연신 물을 들이붓습니다.

야간에도 운용 가능한 수리온 헬기입니다.

코앞까지 들이닥친 시뻘건 불길을 바라보며 주민들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주민 : 서변동 쪽에서 지금 칠곡 3지구 쪽으로 불이 넘어오는 상황이네요. 이쪽 칠곡 쪽에는 산기슭에 다세대 주택들이 많아서 불이 넘어오게 되면 걱정이 많이 됩니다.]

삽시간에 번진 불길이 민가를 위협하면서 한때 주민 2천 명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습니다.

[차순이/대구시 노곡동(어젯밤) : 지금도 (집에) 가고 싶지. 근데 지금은 아직 불이 밤에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주불은 산불 발생 23시간 만인 오늘 오후 1시쯤 가까스로 잡혔습니다.

수리온 헬기 2대가 야간 진화 작업에 동시에 투입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강한 바람이 잦아든 데다 함지산 주변에 헬기 운항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철탑과 송전선로 같은 시설물이 없었던 것도 수리온 헬기가 밤에 투입된 배경이 됐습니다.

[김정기/대구시 행정부시장 : 야간 비행이 가능한 수리온 헬기 2대를 투입하여 열화상 드론을 통한 화선 관측과 연계해산불 지연제를 집중 투하하면서 민가로의 확산을 막는 큰 역할을 했습니다.]

현재까지 집계된 산불영향구역은 260ha, 축구장 364개 크기입니다.

산불이 지나간 곳은 잿더미로 변했고, 인근 마을은 연기로 인한 매캐한 냄새가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산림 당국은 최초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함지산 일대를 찾아 기초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당국은 이번 산불이 등산로가 아닌 입산 통제 구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대구시와 산림 당국은 자연 발화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정확한 산불 원인 규명을 위한 경찰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고대승·김도윤 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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